수학 개념 지도
기초(Basics)

다항식(Polynomial)

변수의 거듭제곱에 수를 곱해 더한 식. n차 다항식은 복소수⁠(complex number)⁠ 범위에서 중근⁠(multiple root)⁠을 겹쳐 세어 정확히 n개의 근을 갖고, x좌표가 다른 n + 1개의 점을 지나는 n차 이하 다항식은 하나뿐이다.

p(x)=anxn+⋯+a1x+a0=an(x−r1)(x−r2)⋯(x−rn)p(x) = a_n x^n + \cdots + a_1 x + a_0 = a_n (x - r_1)(x - r_2) \cdots (x - r_n)
먼저 보면 좋은 개념함수복소수

3x2−2x+53x^2 - 2x + 5나 x3−xx^3 - x처럼 변수의 거듭제곱에 수를 곱해 더한 식을 다항식이라 합니다. 곱한 수를 계수, 가장 높은 거듭제곱의 지수를 차수라 합니다. x3−xx^3 - x는 3차, 상수 5는 0차입니다. 다항식은 더하기와 곱하기만으로 값을 구할 수 있는 함수⁠(function)⁠입니다. 그래서 컴퓨터의 수학 라이브러리가 sin이나 eˣ를 구할 때도 대개 입력을 작은 구간으로 옮긴 뒤 그 구간에 맞게 잘 고른 다항식을 계산합니다(테일러 급수⁠(Taylor series)⁠, 근사 이론⁠(approximation theory)⁠). 다항식끼리 더하고 빼고 곱하면 다시 다항식이 되고, 나누면 정수⁠(integer)⁠의 나눗셈처럼 몫과 나머지가 남습니다.

p(r) = 0인 수 r을 p의 근(영점⁠, zero⁠)이라 합니다. 근과 인수 사이에는 정확한 관계가 있습니다. p(x)를 x − r로 나눈 나머지⁠(remainder)⁠는 p(r)입니다(나머지 정리⁠, remainder theorem⁠). 그래서 r이 근이면 p(x)는 (x − r) × (한 차수 낮은 다항식)으로 쪼개지고, 거꾸로 그렇게 쪼개지면 r은 근입니다(인수 정리⁠, factor theorem⁠). 한 번 쪼갤 때마다 차수가 하나씩 줄어드니, n차 다항식의 근은 많아야 n개입니다. 근을 끌어 보세요. 차수 , 맨 앞 계수 a=a = .

노란 점(근)을 x축을 따라 끌면 곡선이 따라옵니다. 곡선은 근에서만 x축과 만납니다.

p(x)=p(x) = . 곱을 전개하면 계수가 근들의 합과 곱으로 적힙니다. 이 관계는 16세기 프랑스의 프랑수아 비에트의 이름을 따 비에트 공식(근과 계수의 관계)이라 부릅니다. 두 근을 겹쳐 보세요. 곡선이 x축에 닿기만 하고 넘어가지 않습니다. 이런 근을 중근이라 하고 두 번 셉니다.

근을 계수로 바로 적는 공식은 오래전부터 찾았습니다. 2차방정식의 풀이법은 바빌로니아의 점토판에 이미 있고, 9세기 바그다드의 알콰리즈미가 풀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했습니다. 11세기 오마르 하이얌은 3차방정식⁠(cubic equation)⁠의 양의 근을 두 원뿔곡선⁠(conic section)⁠의 교점으로 작도했습니다. 3차와 4차방정식⁠(quartic equation)⁠의 근의 공식⁠(quadratic formula)⁠은 16세기 이탈리아에서 나와 1545년 카르다노의 『위대한 술법』에 실렸습니다(르네상스 대수학 경연). 5차부터는 달랐습니다. 1824년 아벨은 일반적인 5차방정식의 근을 계수의 사칙연산과 거듭제곱근만으로 적는 공식이 없음을 증명했고, 갈루아는 어떤 방정식이 그렇게 풀리는지를 근들의 대칭이 이루는 군으로 판정했습니다.

공식이 없어도 근은 있습니다. 복소수까지 허락하면 n차 다항식은 중근을 겹쳐 세어 정확히 n개의 근을 갖고, 따라서 1차식 n개의 곱으로 쪼개집니다. 이것이 대수학의 기본정리입니다. 1629년 프랑스의 알베르 지라르가 처음 주장했고 달랑베르(1746)와 오일러 등이 증명을 시도했으며, 가우스가 1799년 박사 논문에서 증명을 냈습니다. 그 증명에는 오늘날 기준으로 곡선에 관한 빈틈이 있어 1920년에야 메워졌고, 1806년 스위스 출신의 아마추어 수학자 장로베르 아르강이 낸 증명은 지금 교과서의 증명과 가깝습니다. 실수⁠(real number)⁠만 보면 이 정리는 틀린 것처럼 보입니다. x² + 1의 그래프는 x축과 만나지 않으니까요. 위 그림에서 두 근이 겹친 뒤 곡선을 조금 들어 올린다고 생각해 보세요. 두 근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복소평면⁠(complex plane)⁠으로 나갑니다.

왜 참일까요? 원을 이용한 설명이 있습니다. 복소평면에서 반지름 R인 원 위를 z가 한 바퀴 돌 때 w = p(z)가 그리는 곡선을 봅니다. R이 아주 크면 p(z)는 맨 앞 항 anzna_n z^n과 거의 같아서(나머지 항들은 상대적으로 무시할 만큼 작아서), w는 원점 둘레를 n바퀴 돕니다. znz^n의 각은 z의 각의 n배이니까요(극형식⁠, polar form⁠). R이 아주 작으면 w는 p(0) 근처에 머물러 원점을 한 바퀴도 돌지 않습니다(p(0) ≠ 0이라면). R을 조금씩 키우는 동안 도는 횟수가 0에서 n으로 바뀌어야 하는데, 곡선이 원점을 지나가지 않고는 도는 횟수가 바뀔 수 없습니다. 곡선이 원점을 지나는 순간, 원 위의 어떤 z에서 p(z) = 0입니다. 다항식 , 반지름 R=R = .

왼쪽은 z의 평면(점이 근, 원 안의 근은 초록), 오른쪽은 w = p(z)의 평면입니다. 오른쪽은 모든 점을 원점 쪽으로 반지름 방향으로만 당겨 그렸기 때문에, 원점을 몇 바퀴 도는지는 그대로입니다. 작은 점은 z = R과 그 상입니다. 도는 횟수는 언제나 원 안에 든 근의 개수와 같고(복소해석의 편각 원리⁠(argument principle)⁠, 영점과 극⁠(zeros and poles)⁠), 근 하나가 원을 가로지를 때마다 곡선이 원점을 한 번 지나며 도는 횟수가 하나 바뀝니다. z⁴ + z + 1은 실수 근이 하나도 없는데도 근이 넷입니다.

다항식은 점을 잇는 데도 씁니다. x좌표가 서로 다른 점 n + 1개가 있으면 그 점들을 모두 지나는 n차 이하 다항식이 정확히 하나 있습니다. 둘 있을 수 없는 까닭은 근의 개수입니다. 두 개가 있다면 그 차는 n차 이하인데 n + 1곳에서 0이 되니, 근이 차수보다 많아 0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를 실제로 만드는 방법이 라그랑주 보간입니다. 점마다 그 점에서는 1이고 다른 점에서는 0인 다항식 ℓi(x)=∏j≠ix−xjxi−xj\ell_i(x) = \prod_{j \ne i} \frac{x - x_j}{x_i - x_j}을 만들어 높이 yiy_i를 곱해 더하면 됩니다. 이 공식은 1779년 영국의 에드워드 워링이 먼저 냈고 라그랑주가 1795년에 다시 발표했으며, 그보다 앞서 뉴턴은 차분⁠(finite difference)⁠을 이용한 보간법을 썼습니다. 보기: , 점 개수 (끌기에서는 4개).

끌기: 노란 점을 끌면 네 점을 모두 지나는 3차 이하 다항식(파랑)이 따라옵니다. 룽게와 체비쇼프: 회색 점선이 1/(1 + 25x²)(x는 −1에서 1까지), 파란 곡선이 노란 점들을 지나는 다항식입니다.

점을 많이 찍는다고 늘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1901년 독일의 카를 룽게는 1/(1 + 25x²)처럼 매끈한 함수도 같은 간격의 점으로 보간⁠(interpolation)⁠하면, 점을 늘릴수록 가운데는 좋아지지만 양 끝에서 오차가 오히려 한없이 커진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원 위에 같은 간격으로 찍은 점을 x축에 내린 체비쇼프 점⁠(Chebyshev nodes)⁠을 쓰면, 곧 점을 양 끝에 촘촘히 모으면 이 함수에서는 점을 늘릴수록 오차가 0으로 줄어듭니다. 다만 어떤 점 배치도 모든 연속함수에서 통하지는 않고, 체비쇼프 점이 확실히 통하는 것은 이 함수처럼 매끈한 함수입니다. 체비쇼프가 기틀을 놓은 이 분야가 근사 이론입니다.

보간 다항식이 하나뿐이라는 사실은 뜻밖의 곳에 쓰입니다. 비밀을 k − 1차 다항식의 상수항으로 숨기고 여러 사람에게 그래프 위의 점을 하나씩 나눠 주면, 아무나 k명이 모이면 다항식을, 따라서 비밀을 되찾지만 k − 1명으로는 비밀에 대해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나머지 연산으로 계산할 때. 1979년 아디 샤미르의 비밀 분산⁠(variance)⁠). 리드–솔로몬 부호⁠(Reed–Solomon code)⁠는 데이터를 다항식으로 보고 필요한 것보다 많은 점의 값을 보내, 몇 개가 망가져도 다항식을 되찾습니다(오류 정정 부호⁠(error-correcting code)⁠). 점을 모두 지나는 대신 점들에 가장 가깝게 지나는 다항식을 찾으면 최소제곱 회귀⁠(least-squares regression)⁠가 됩니다. 여기서도 차수를 너무 높이면 룽게의 그림처럼 곡선이 점 사이에서 크게 출렁이는 과적합⁠(overfitting)⁠이 일어나서, 알맞은 차수는 흔히 교차 검증⁠(cross-validation)⁠으로 고릅니다. 어느 경우든 계수를 구하는 일은 연립일차방정식⁠(system of linear equations)⁠을 푸는 일입니다.

이어지는 곳. 행렬⁠(matrix)⁠ A의 고유값⁠(eigenvalue)⁠은 특성다항식⁠(characteristic polynomial)⁠ det(A − λI)의 근이고(행렬식⁠(determinant)⁠), 선형 미분방정식⁠(linear differential equation)⁠의 해도 특성방정식⁠(characteristic equation)⁠의 근이 정합니다. 근을 수치로 찾는 대표적인 방법은 뉴턴 방법⁠(Newton's method)⁠이고, 정수 계수 다항식의 근이 되는 수가 대수적 수⁠(algebraic number)⁠입니다. xⁿ − 1의 근은 1의 거듭제곱근⁠(roots of unity)⁠이고, 두 변수 2차 다항식의 0점은 (두 직선이나 점 하나 같은 퇴화한 경우를 빼면) 원뿔곡선을 그립니다. 방정식이 어떻게 풀리는지를 정하는 근의 대칭은 군에서, 근을 찾으려고 수를 넓혀 온 과정은 수 체계⁠(number system)⁠에서, 계수를 수열로 보는 관점은 생성함수⁠(generating function)⁠에서 이어집니다. 갈루아의 판정법에서 거듭제곱근을 차례로 붙여 가는 체의 사슬은 점점 작아지는 부분군⁠(subgroup)⁠의 사슬로 옮겨집니다. 이렇게 체가 커질수록 군이 작아지는, 순서를 뒤집는 짝을 일반적으로 다루는 틀이 갈루아 연결⁠(Galois connection)⁠입니다.

이 개념이 나오는 긴 글

미분에서 회전까지 · 3편 · 테일러 급수 한 점에서 전부를 한 점에서의 값과 기울기, 휘는 정도만으로 함수 전체를 다시 그릴 수 있을까? 미분에서 회전까지 · 4편 · 오일러 공식 원을 그리는 지수함수 지수함수에 허수를 넣으면 원이 된다. 가장 유명한 등식은 어디서 왔을까? 소수 소수를 세는 사람들 소수는 제멋대로 흩어져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멀리서 세어 보면 로그가 보인다. 집합론 무한에도 크기가 있다 자연수와 짝수는 어느 쪽이 많을까? 칸토어는 무한을 세는 법을 찾았고, 무한이 하나가 아님을 보였다. 삼각함수 원에서 파동으로 별의 위치를 재던 현의 표가 사인이 되고, 열의 흐름을 풀던 푸리에가 모든 파동을 사인으로 쪼갰다. 최소제곱과 선형대수 잃어버린 소행성 1801년, 발견 몇 주 만에 태양 뒤로 사라진 세레스. 스물네 살의 가우스는 흩어진 관측값에서 궤도를 되찾았다. 거리와 유사도 까마귀와 택시 까마귀는 곧장 날고 택시는 블록을 돌아간다. '얼마나 먼가'에는 답이 하나가 아니고, 어떤 거리를 고르느냐가 통계와 기계 학습의 답을 바꾼다. 계산 이론 기계가 풀 수 없는 문제 모든 수학 문제를 기계적으로 풀 수 있을까? 러셀의 역설에서 괴델과 튜링까지,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오'였고, 그 증명이 컴퓨터를 낳았다. 조합론 세지 않고 세기 시의 운율을 세던 인도의 운율학자부터 오일러의 생성함수까지. 하나하나 늘어놓지 않고 경우의 수를 세는 법은 어떻게 자라났을까? 매칭과 흐름 짝을 찾는 알고리즘 의대 졸업생과 병원, 신장 기증자와 환자, 철도와 화물. 누구를 누구와 이을지 정하는 수학은 냉전의 철도 지도에서 노벨 경제학상까지 이어진다. 램지 이론 완전한 무질서는 없다 여섯 명이 모이면 서로 아는 세 사람이나 서로 모르는 세 사람이 반드시 있다. 충분히 크면 어디에나 질서가 숨어 있다는 이론과, 그것을 동전 던지기로 증명한 에르되시. 압축과 과학 압축하는 것이 이해하는 것이다 튀코 브라헤가 20년 동안 적은 행성의 위치를 케플러는 법칙 세 줄로 줄였다. 짧게 적는 일과 이해하는 일은 정말 같은 일일까? 오컴의 면도날을 비트로 재는 법, 과적합을 압축의 실패로 읽는 법, 그리고 그 말이 정리인 곳과 철학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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