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치–튜링 논제(Church–Turing thesis)
'기계적인 절차로 계산할 수 있는 것'은 정확히 튜링 기계(Turing machine)로 계산할 수 있는 것이라는 논제. 직관적인 개념에 대한 주장이라 정리가 아니지만, 서로 다른 모든 계산 모형이 같은 힘을 가진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정해진 규칙을 기계적으로 따라가면 답이 나온다'는 말은 누구나 알아듣지만, 정의는 아닙니다. 1930년대 중반 여러 사람이 이것을 각자 다른 방식으로 엄밀하게 정의했습니다. 미국 논리학자 알론조 처치의 람다 계산(lambda calculus)이 있었고, 괴델과 프랑스의 자크 에르브랑, 미국의 스티븐 클리니가 다듬은 재귀 함수(recursive function)가 있었습니다. 재귀 함수는 0과 '다음 수'에서 출발해 함수(function) 합성, 되부름(재귀(recursion)), '조건을 만족하는 가장 작은 수 찾기'만으로 만들어지는 자연수(natural number) 함수입니다. 여기에 튜링의 튜링 기계, 그리고 미국의 에밀 포스트가 따로 구상한 비슷한 기계가 더해졌습니다. 출발점은 제각각이었는데, 곧 이들이 계산할 수 있는 함수가 정확히 같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처치–튜링 논제는 이 공통의 범위가 곧 '기계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것' 전부라는 주장입니다. 튜링 기계로 계산할 수 있으면 기계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는 쪽은 당연합니다. 논제의 알맹이는 거꾸로, 기계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튜링 기계로도 계산할 수 있다는 쪽입니다.
논제의 한쪽은 '기계적 계산'이라는 직관이라 수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정리가 아닙니다. 모형끼리 같다는 것은 정리이지만, 그 모형이 직관을 다 잡았다는 것은 증거로 받아들이는 주장입니다. 증거는 세 가지입니다. 동기가 전혀 다른 모형들이 모두 같은 곳에 닿았고, 튜링은 사람이 종이에 계산하는 과정을 직접 분석해 기계를 만들었으며, 그 뒤 90년 동안 어떤 반례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그것을 하는 알고리즘(algorithm)은 없다"는 말은 "그것을 하는 튜링 기계는 없다"는 뜻으로 쓰이고, 정지 문제(halting problem)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기계는 가산개뿐인데 자연수에서 자연수로 가는 함수는 셀 수 없이 많으니, 계산할 수 없는 함수가 계산할 수 있는 함수보다 훨씬 많습니다.
놀랍도록 단순한 체계도 이 범위에 닿습니다. 한 줄의 칸이 매 순간 자기와 양옆, 세 칸만 보고 다음 값을 정하는 세포 자동자(cellular automaton)에서 규칙 번호는 여덟 가지 이웃 모양에 대한 답을 이진수로 읽은 수입니다. 규칙
논제는 무엇을 계산할 수 있는지만 말하고, 얼마나 빨리 계산하는지는 말하지 않습니다. 모형을 서로 흉내 낼 때는 보통 다항식(polynomial) 정도의 비용이 더 들 뿐입니다. 한 모형에서 t걸음 걸리는 계산을 다른 모형이
이어지는 곳. 이 논제 덕분에 '그런 알고리즘은 없다'는 말을 '그런 튜링 기계는 없다'는 정리로 바꿔 증명할 수 있습니다. 계산 모형의 사다리에서 튜링 기계는 맨 위에 있고, 기억이 유한한 유한 오토마톤(finite automaton)은 맨 아래에 있습니다. 문법으로 본 같은 사다리가 촘스키 위계(Chomsky hierarchy)입니다. 세포 자동자의 무늬는 규칙이 결정론적인데도 앞날을 알려면 한 걸음씩 돌려 보는 수밖에 없어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혼돈(chaos)과 닮았습니다. 다만 혼돈은 처음 값의 아주 작은 차이가 점점 커지는 현상이고, 여기서 막히는 까닭은 결과를 미리 알려 주는 지름길이 알려져 있지 않다는 데 있어 이유가 다릅니다. 물리 법칙으로 일어나는 모든 과정을 튜링 기계로 흉내 낼 수 있는가를 묻는 '물리적 처치–튜링 논제'도 있습니다.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incompleteness theorem)가 말하는 '형식 체계(formal system)'도 증명을 기계가 확인할 수 있는 체계, 곧 이 논제가 말하는 뜻의 기계적인 체계입니다.
이 개념이 나오는 긴 글
이 개념을 언급하는 페이지
- 그래프
… 2004년에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겉모습이 전혀 다른 계산 장치들이 결국 같은 범위의 계산을 한다는 관찰이처치–튜링 논제를 뒷받침합니다.
-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
… 검사할 수 있다'는 말은 '튜링 기계로 검사할 수 있다'로 정확히 읽는데, 그렇게 읽어도 된다는 근거가처치–튜링 논제입니다. 페아노 산술의 공리 가운데 '모든 자연수에 대해'를 증명하게 해 주는 것이 ⟦수학적 …
- 튜링 기계
… 하는 계산이든 (시간과 테이프만 넉넉하면) 모두 해냅니다. 이것이 계산의 정의로 받아들여지는 까닭은처치–튜링 논제에서 다룹니다. 위는 테이프와 헤드(노란 삼각형), 아래는 상태표입니다. 노란 테두리가 다음에 쓸 …
- 정지 문제
… 치면 둘은 서로를 흉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어떤 기계적 방법으로도 안 된다'고 읽는 것은처치–튜링 논제에 기댑니다. 증명은 표 한 장입니다. 프로그램은 유한한 기호열이니 번호를 붙여 모두 늘어놓을 수 …
- 람다 계산
… 람다로 정의할 수 있는 함수와 튜링 기계로 계산할 수 있는 함수가 정확히 같음을 보였고, 이것이처치–튜링 논제의 기둥이 되었습니다. 계산을 함수의 적용과 조합으로 적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함수형 언어라 하는데, …
- 촘스키 위계
… '기계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것'을 가장 바깥 층의 기계, 곧 튜링 기계로 정의해도 된다는 주장이처치–튜링 논제입니다. 증명된 정리가 아니라 증거로 받아들이는 논제입니다. 자연어는 어디쯤일까요? 촘스키는 영어가 유한 …
- 알고리즘
… 것이 똑같았습니다. 이것이 '기계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것은 곧 튜링 기계로 계산할 수 있는 것'이라는처치–튜링 논제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정의하고 나면 어떤 알고리즘으로도 풀 수 없는 문제가 있다는 것까지 증명할 …
- 콜모고로프 복잡도
… 사실만으로 증명됩니다. 튜링 기계가 아닌 다른 합리적인 계산 모형으로 바꿔도 같은 결론이 나리라는 기대는처치–튜링 논제에 기댑니다. 진짜 K는 계산할 수 없으니(아래에서 봅니다) 아주 작은 언어로 흉내 내 봅시다. 이 언어의 …
- 수학 기초론 논쟁
… 있는가(결정 문제)에 '없다'고 답하면서, 계산이란 무엇인지를 정의했습니다(튜링 기계, 람다 계산,처치–튜링 논제). 같은 해 독일의 게르하르트 겐첸은 유한한 방법보다 조금 강한 초한 귀납법을 쓰면 페아노 산술의 …
- 인공지능
… 기계가 원리적으로 무엇을 계산할 수 있고 없는지라는 더 밑바닥의 질문은 튜링 기계, 정지 문제,처치–튜링 논제에 있습니다. 이 위키의 AI 페이지들. 표에서 배우는 고전적인 방법. 점들에 가장 잘 맞는 직선을 찾는 …
- 토포스: 집합을 닮은 우주
… topos) 안에서는 '자연수에서 자연수로 가는 모든 함수는 계산 가능하다'가 참인 문장입니다(처치–튜링 논제). 로베어가 1967년 강의에서 제안하고 앤더스 코크가 1981년 책으로 정리한 합성 미분 기하에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