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색 정리(Four color theorem)
나라마다 땅이 한 덩어리인 평면 지도라면, 경계선을 나누는 이웃끼리 다른 색이 되도록 네 가지 색만으로 칠할 수 있다. 1976년 컴퓨터의 도움으로 처음 증명되었다.
1852년 런던에서 수학을 공부한 젊은 영국인 프랜시스 거스리(뒤에 남아프리카에서 수학 교수가 되었습니다)는 잉글랜드의 주(州)들을 지도에 칠하다가 네 가지 색이면 늘 충분해 보인다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규칙은 하나입니다. 경계선을 한 토막 이상 나누는 이웃 나라는 다른 색이어야 합니다(한 점에서만 만나는 나라는 이웃으로 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라마다 땅이 한 덩어리여야 합니다. 떨어진 영토를 같은 색으로 칠해야 한다면 다섯 색 이상이 필요한 지도를 만들 수 있습니다. 나라를 꼭짓점(vertex)으로, 이웃 관계를 변으로 바꾸면 지도는 변이 서로 엇갈리지 않게 평면에 그릴 수 있는 그래프가 되고, 문제는 이웃한 꼭짓점이 다른 색이 되게 칠하는 것이 됩니다.
나라를 눌러 색을 바꿔 보세요. 누를 때마다 다음 색으로, 네 번째 색 다음에는 빈칸으로 돌아갑니다. 같은 색 이웃 사이의 경계는 빨갛게 표시됩니다.
세 가지 색으로는 부족한 지도가 있습니다. 벨기에, 프랑스, 독일, 룩셈부르크처럼 서로 모두 맞닿은 네 나라가 있으면 네 색이 모두 필요합니다. 반대로 다섯 나라가 서로 모두 맞닿는 지도는 평면에 그릴 수 없습니다. 그런 지도가 있다면 네 색으로 칠할 때 비둘기집 원리(pigeonhole principle)에 따라 두 나라가 같은 색이 될 테니까요. (이 사실 자체는 4색 정리 없이, 아래에 나오는 오일러의 다면체 공식(polyhedron formula)으로 쉽게 증명됩니다.) 흔히 '서로 모두 맞닿은 다섯 나라가 없으니 네 색이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것만으로는 4색 정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한 나라를 다섯 나라가 고리처럼 둘러싼 지도를 보면, 서로 모두 맞닿은 나라는 셋뿐인데도 네 색이 필요합니다(고리의 다섯 나라에 이미 세 색이 들고, 가운데 나라에 넷째 색이 듭니다). 서로 모두 맞닿은 무리의 크기만으로는 필요한 색의 수를 알 수 없습니다.
'순서대로 칠하기'는 나라를 번호 순으로 보며, 이웃이 아직 쓰지 않은 가장 앞 색을 고르는 욕심쟁이 방법(greedy algorithm)입니다. 빠르지만 앞의 선택을 되돌리지 않아서 다섯째 색(보라)이나 그 이상이 필요해질 때가 있습니다. 이 지도에서는
1879년 영국의 변호사이자 수학자 앨프리드 켐프가 4색 정리의 증명을 발표했지만, 1890년 영국의 수학자 퍼시 히우드가 그 안의 틀린 곳을 찾아냈습니다. 히우드는 같은 논문에서 켐프의 생각을 살려 다섯 색이면 충분하다는 것을 짧게 증명했습니다. 출발점은 오일러의 다면체 공식
네 색은 훨씬 어려웠습니다. 1976년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의 케네스 아펠과 볼프강 하켄은 먼저 어떤 지도에든 적어도 하나는 반드시 들어 있는 작은 모양(배치) 천수백 개의 목록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하나하나가 '줄일 수 있다'는 것, 곧 그 모양을 품은 지도가 네 색으로 칠할 수 없는 가장 작은 지도일 수는 없다는 것을 컴퓨터로 확인했습니다. 가장 작은 반례에도 목록의 모양 하나가 들어 있어야 하는데 그럴 수 없으니, 반례는 없습니다. 사람이 손으로 다 검토할 수 없는 증명이라 논란이 되었습니다. 1996년 로버트슨, 샌더스, 시모어, 토머스가 배치를 633개로 줄인 더 간결한 증명(역시 컴퓨터가 필요)을 내놓았고, 2005년에는 조르주 공티에가 증명 보조기(proof assistant) Coq(증명의 모든 단계를 논리 규칙에 맞는지 기계적으로 확인하는 프로그램)로 증명 전체를 형식 검증(formal verification)했습니다.
k가지 색으로 이웃끼리 다르게 칠하는 방법의 수를
이어지는 곳. 구면 위의 지도도 네 색이면 됩니다. 구면에서 한 점을 빼면 평면으로 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도넛 모양의 원환면(torus) 위에서는 일곱 색이 꼭 필요한 지도가 있습니다(그리고 일곱 색이면 늘 충분합니다). 색칠은 '부딪치는 것끼리 다른 칸에' 넣는 문제의 모형입니다. 시험 시간표라면 과목이 점, 같은 학생이 듣는 두 과목 사이가 변, 시간대가 색입니다. 방송국의 주파수 배정, 그리고 프로그램에서 동시에 쓰이는 변수들을 컴퓨터 안의 서로 다른 저장 칸(레지스터)에 넣는 일도 같은 모양입니다.
네 가지 색이면 충분하다는 것은 증명되었지만, 주어진 지도를 세 가지 색으로 칠할 수 있는지 가리는 일은 NP-완전(NP-complete) 문제입니다. 칠한 결과를 보여 주면 맞는지 확인하기는 쉽지만, 빠르게 칠하는 방법은 알려져 있지 않고, 이런 부류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라는 뜻입니다(P 대 NP 문제(P versus NP problem)). 컴퓨터가 증명을 도왔다는 사실은 '사람이 끝까지 읽을 수 없는 증명도 증명인가'라는 물음을 불러냈습니다. 증명을 기계가 규칙대로 확인할 수 있는 기호의 나열로 보는 관점, 그리고 그렇게 본 증명이 할 수 없는 일은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incompleteness theorem)가 다룹니다.
이 개념이 나오는 긴 글
이 개념을 언급하는 페이지
- 비둘기집 원리
… 모자라면 이웃한 두 나라가 같은 색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평면 지도는 네 가지 색이면 충분하다는 것이4색 정리입니다(나라마다 한 덩어리이고, 한 점에서만 만나는 나라끼리는 이웃으로 치지 않을 때). 1976년 미국 …
- 구면기하
… 나라마다 땅이 한 덩어리라면, 지구본의 나라들도 네 가지 색으로 이웃끼리 다르게 칠할 수 있습니다(4색 정리). 구멍 하나를 뚫어 구를 평면에 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떨어진 영토가 있는 나라를 한 색으로 칠해야 …
- 그래프
… 계산합니다. 변에 길이를 붙이면 최단 경로와 최소 신장 트리 문제가, 지도의 나라를 점으로 바꾸면4색 정리가, 수십억 명의 친구 관계를 보면 좁은 세상 현상이 나옵니다. 한 덩어리로 이어져 있으면서 순환(같은 …
- 오일러 경로
… 경로를 찾습니다. 오일러가 연 그래프 이론은 지도의 나라를 점으로, 국경을 변으로 바꾸어 색칠을 묻는4색 정리와, 수십억 개의 점으로 된 연결망에서 거리가 얼마나 짧은지를 묻는 좁은 세상 연구로 이어집니다.
- P 대 NP 문제
… 그래프를 세 가지 색으로 칠하기(평면 그래프로 좁혀도 NP 완전이라, 네 가지 색이면 언제나 된다는4색 정리와 대조적입니다), 외판원 문제의 판정판이 모두 그렇습니다. 외판원 문제는 여러 도시를 한 번씩 들르고 …
- 램지 이론
… 특별하다는 증거가 되지 않습니다. 이어지는 곳. 칠하기에서 출발하는 다른 문제로는 이웃끼리 다른 색을 쓰는4색 정리가 있고, 사람 사이의 아는 관계 전체는 좁은 세상 연구의 대상입니다. 점이 자연수만큼 무한히 많으면, …
- 반 데르 바르던 정리
… 색을 정하다가 한 색 등차수열이 생기면 한 걸음 물러나 다른 색을 해 봅니다. 지도를 네 색으로 칠하는4색 정리의 그림도 같은 탐색으로 칠합니다. 이런 탐색은 최악의 경우 걸리는 시간이 크기에 따라 지수적으로 …
- 욕심쟁이 알고리즘
… 긴 길을 내기도 하고, 나라마다 차례로 이웃과 겹치지 않는 가장 앞 번호의 색을 칠하는 방법은 순서에 따라4색 정리가 보장하는 네 가지보다 많은 색을 쓰기도 합니다. 이런 실패는 언덕을 오를 때 늘 가장 가파른 쪽으로만 …
- 위상수학
… 그린 연결된 그래프에서도 (바깥 영역을 한 면으로 세면) V - E + F = 2 가 성립하며, 이것이4색 정리의 출발점입니다. 곡면의 휘어짐(가우스 곡률)과 오일러 지표를 잇는 이야기는 ⟦가우스–보네 …
- 증명 보조기
… 없다면 참이지만 체계 안에서 증명할 수 없는 문장을 가지며 자기의 무모순성을 증명하지 못합니다. 이정표.4색 정리는 1976년 케네스 아펠과 볼프강 하켄이 컴퓨터로 수많은 배치를 확인해 증명했지만, 사람이 다 따라갈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