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뿔곡선(Conic section)
원뿔을 평면으로 자른 곡선. 초점까지의 거리와 준선(directrix)까지의 거리의 비(이심률, eccentricity) e가 1보다 작으면 타원(ellipse), 1이면 포물선(parabola), 1보다 크면 쌍곡선(hyperbola)이며, 행성과 혜성의 궤도(다른 천체의 영향을 무시할 때), 거울과 안테나의 모양이 모두 이 곡선이다.
기원전 4세기 그리스 사람들은 부피가 두 배인 정육면체를 만드는 문제, 곧
기원전 200년 무렵 페르가의 아폴로니오스는 여덟 권의 『원뿔곡선론』으로 이 곡선들을 집대성했습니다(네 권은 그리스어로, 세 권은 아랍어 번역으로 전하고 마지막 권은 사라졌습니다). 그 전에는 꼭지각이 다른 세 종류의 원뿔을 따로 잘랐지만, 아폴로니오스는 하나의 원뿔(꼭짓점(vertex)에서 위아래로 뻗은 이중 원뿔)을 자르는 평면의 기울기(slope)만 바꾸어 세 곡선을 모두 얻었고, 쌍곡선의 두 가지가 한 곡선이라는 것도 보였습니다. 평면의 기울기
이름도 아폴로니오스가 붙였습니다. 꼭짓점을 원점에 두고 축을 따라 x, 축에 수직으로 y를 재면, 세 곡선은 모두
초점과 준선. 세 곡선을 한 문장으로 말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평면에 점 F(초점)와 직선 d(준선)를 잡고, 초점까지의 거리가 준선까지의 거리의 e배인 점 P를 모두 모읍니다.
초점을 원점에 두고 극좌표(polar coordinates)로 적으면 곡선은
하늘의 궤도(orbit). 1609년 요하네스 케플러는 『새 천문학』에서 화성이 태양을 한 초점으로 하는 타원을 돈다고 발표했습니다. 2,000년 가까이 천문학을 지배한 원과 주전원(프톨레마이오스)에서 벗어나는 결정적인 걸음이었습니다. '초점(focus)'이라는 말도 1604년 케플러가 라틴어로 '화덕'이라는 뜻의 낱말을 빌려 붙인 것입니다. 1687년 뉴턴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인력을 받는 물체는 반드시 원뿔곡선을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에너지가 모자라 붙잡혀 있으면 타원, 탈출 속도(velocity)를 넘으면 쌍곡선, 정확히 탈출 속도이면 포물선입니다. 지구 궤도의 이심률은 약 0.017로 원에 가깝고, 화성은 약 0.093, 76년마다 돌아오는 핼리 혜성은 약 0.967입니다. 2017년 발견된 오우무아무아는 이심률이 약 1.20인 쌍곡선을 그리며 태양계 밖에서 왔다가 떠났습니다. 서로 끌어당기는 천체가 셋 이상이면 궤도는 더 이상 깔끔한 원뿔곡선이 아니고(삼체 문제(three-body problem)), 뉴턴 역학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던 수성 궤도의 느린 회전(rotation)은 일반 상대성 이론(general relativity)이 설명했습니다. 땅 위에서 던진 공이 그리는 포물선은 1638년 갈릴레이가 밝혔습니다(공기의 저항을 무시할 때).
거울과 안테나. 빛줄기를 켜 보세요. 초점에서 나온 빛이 곡선에서 반사되면, 타원에서는 모두 다른 초점으로 모이고, 포물선에서는 모두 축과 나란히 나가며, 쌍곡선에서는 다른 초점에서 나온 것처럼 퍼져 나갑니다. 거꾸로 멀리서 축과 나란히 들어온 빛은 포물면 거울의 초점에 모입니다. 기원전 2세기 무렵의 디오클레스가 『불붙이는 거울에 대하여』에서 이 성질을 증명했고, 오늘날 위성 안테나, 자동차 전조등, 태양열 발전소가 이 모양입니다. 타원의 성질은 신장 결석을 충격파(shock wave)로 깨는 의료 장비에, 쌍곡선 거울은 카세그레인식 반사 망원경에 쓰입니다.
식으로 본 원뿔곡선. 데카르트와 페르마가 좌표를 도입하자 원뿔곡선은 이차방정식
이어지는 곳. 원을 한 점에서 비춘 그림자로 모든 원뿔곡선을 한꺼번에 다루는 방법과 파스칼의 육각형은 사영기하에, 원 자체의 성질은 단위원과 라디안(unit circle and radian)과 피타고라스 정리(Pythagorean theorem)에 있습니다. 기울어진 곡선을 바로 세우는 계산은 회전 행렬(rotation matrix)과 대각화, 궤도의 이야기는 케플러와 뉴턴의 페이지와 삼체 문제로 이어집니다. 쌍곡선 xy = 1은 기술 집합론(descriptive set theory)에서 '닫힌 집합(closed set)의 그림자가 닫힌 집합이 아닌' 예로도 등장합니다. 같은 도형을 좌표로도, 원뿔로도, 초점과 준선으로도 보는 일은 표현 바꾸기의 좋은 예입니다.
이 개념이 나오는 긴 글
이 개념을 언급하는 페이지
- 대각화와 행렬 거듭제곱
… 축으로 돌리면 언제나 대각행렬이 되므로, 이차식의 섞인 항(xy 항)을 없애는 표준 방법이기도 합니다.원뿔곡선의 방정식을 이 축으로 다시 쓰면 타원, 포물선, 쌍곡선이 기울어지지 않은 제 모습을 드러냅니다. 대칭이 …
- 다항식
… 알콰리즈미가 풀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했습니다. 11세기 오마르 하이얌은 3차방정식의 양의 근을 두원뿔곡선의 교점으로 작도했습니다. 3차와 4차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16세기 이탈리아에서 나와 1545년 …
- 사영기하
… 꼬여도 성립합니다. 원에서만 증명하면 충분합니다. 모든 원뿔곡선은 원뿔의 꼭짓점에서 원을 비춘 그림자이고(원뿔곡선), 사영은 직선을 직선으로, 교점을 교점으로 보내니 '세 점이 한 직선 위에 있다'는 성질도 그대로 옮겨 …
- 삼체 문제
… 두 물체는 공통 무게중심 둘레를 돌고, 한쪽에서 본 다른 쪽의 궤도는 타원, 포물선, 쌍곡선 가운데 하나인원뿔곡선입니다. 케플러가 관측에서 찾아낸 세 법칙이 모두 여기서 나오고, 어느 시각의 위치든 식으로 계산할 수 …
- 일반 상대성 이론
… a(1 - e^2)} 만큼의 추가 회전을 예측합니다. M은 해의 질량, a는 궤도의 긴반지름, e는타원이 찌그러진 정도(이심률)입니다. 아인슈타인은 1915년 11월 18일 이 계산으로 43″를 얻었습니다. …
- 작도 가능한 수
… 비밀인 1의 거듭제곱근과 원시근은 정수론 쪽에서, 자와 컴퍼스 밖의 도구로 그리스인들이 쓴원뿔곡선은 기하 쪽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