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개념 지도
기하(Geometry)

원뿔곡선(Conic section)

원뿔을 평면으로 자른 곡선. 초점까지의 거리와 준선⁠(directrix)⁠까지의 거리의 비(이심률⁠, eccentricity⁠) e가 1보다 작으면 타원⁠(ellipse)⁠, 1이면 포물선⁠(parabola)⁠, 1보다 크면 쌍곡선⁠(hyperbola)⁠이며, 행성과 혜성의 궤도(다른 천체의 영향을 무시할 때), 거울과 안테나의 모양이 모두 이 곡선이다.

∣PF∣=e ∣PD∣,r=ℓ1+ecos⁡θ,y2=Lx−(1−e2) x2|PF| = e\,|PD|, \qquad r = \frac{\ell}{1 + e\cos\theta}, \qquad y^2 = Lx - (1 - e^2)\,x^2

기원전 4세기 그리스 사람들은 부피가 두 배인 정육면체를 만드는 문제, 곧 x3=2x^3 = 2인 길이 x를 작도하는 문제에 매달렸습니다. 에우독소스의 제자로 알려진 메나이크모스는 두 곡선 y=x2y = x^2과 xy=2xy = 2의 교점을 쓰면 된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두 식에서 y를 지우면 x⋅x2=2x \cdot x^2 = 2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포물선과 쌍곡선이라 부르는 이 곡선들을 그는 원뿔을 잘라 얻었습니다. 원뿔곡선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기원전 200년 무렵 페르가의 아폴로니오스는 여덟 권의 『원뿔곡선론』으로 이 곡선들을 집대성했습니다(네 권은 그리스어로, 세 권은 아랍어 번역으로 전하고 마지막 권은 사라졌습니다). 그 전에는 꼭지각이 다른 세 종류의 원뿔을 따로 잘랐지만, 아폴로니오스는 하나의 원뿔(꼭짓점⁠(vertex)⁠에서 위아래로 뻗은 이중 원뿔)을 자르는 평면의 기울기⁠(slope)⁠만 바꾸어 세 곡선을 모두 얻었고, 쌍곡선의 두 가지가 한 곡선이라는 것도 보였습니다. 평면의 기울기 φ=\varphi = °와 높이 h=h = 를 바꿔 보세요.

왼쪽 그림은 끌어서 돌려 볼 수 있고, 오른쪽은 자른 면을 정면에서 본 실제 모양입니다.

이름도 아폴로니오스가 붙였습니다. 꼭짓점을 원점에 두고 축을 따라 x, 축에 수직으로 y를 재면, 세 곡선은 모두 y2=Lx−(1−e2)x2y^2 = Lx - (1 - e^2)x^2 꼴입니다. 여기서 L은 곡선마다 정해진 길이(통경)입니다. 포물선(e = 1)에서는 y2y^2이 넓이⁠(area)⁠ LxLx와 꼭 같고, 타원에서는 그보다 모자라며, 쌍곡선에서는 그보다 넘칩니다. 그리스어로 '나란히 놓다', '모자라다', '넘치다'가 parabolē, elleipsis, hyperbolē이고, 포물선, 타원, 쌍곡선의 서양 이름이 여기서 왔습니다.

초점과 준선. 세 곡선을 한 문장으로 말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평면에 점 F(초점)와 직선 d(준선)를 잡고, 초점까지의 거리가 준선까지의 거리의 e배인 점 P를 모두 모읍니다. ∣PF∣=e ∣PD∣|PF| = e\,|PD|. 4세기의 파포스가 적어 남긴 이 성질에서, 비 e를 이심률이라 합니다. 이심률 e=e = . 원 지구 화성 핼리 혜성 포물선 오우무아무아 빛줄기:

흰검은 점 F가 초점, 주황 세로선이 준선입니다. 곡선 위의 노란 점 P를 끌어 보세요. 노란 선 |PF|와 주황 선 |PD|의 비가 늘 e입니다. 속 빈 점은 타원과 쌍곡선의 다른 초점입니다.

초점을 원점에 두고 극좌표⁠(polar coordinates)⁠로 적으면 곡선은 r=ℓ/(1+ecos⁡θ)r = \ell / (1 + e\cos\theta) 하나로 모입니다(ℓ은 초점에서 축에 수직으로 잰 곡선까지의 거리). e가 0이면 준선이 무한히 멀리 물러나고 곡선은 반지름 ℓ인 원이 됩니다. 원은 이심률 0인 타원입니다. e가 1에 다가가면 타원은 점점 길쭉해지다가 한쪽 끝이 무한히 멀리 달아나 포물선이 되고, 1을 넘으면 곡선이 두 가지로 갈라져 쌍곡선이 됩니다. 타원은 두 초점까지의 거리의 합이, 쌍곡선은 거리의 차가 일정한 점들의 모임이기도 합니다. 정원사가 말뚝 두 개에 끈을 묶고 끈을 팽팽히 당긴 채 한 바퀴 돌면 타원이 그려지는 까닭입니다. 1822년 벨기에의 제르미날 당델랭은 원뿔 안에 자른 면과 원뿔에 동시에 접하는 공 두 개를 넣어, 공이 면에 닿는 두 점이 바로 초점이라는 것을 증명했습니다(당델랭 구). 타원이라면, 곡선 위의 점 P에서 두 초점까지의 거리는 P에서 두 공까지 그은 접선⁠(tangent line)⁠의 길이와 같고, 그 합은 P를 지나는 모선을 따라 잰 '두 공이 원뿔에 닿는 두 원 사이의 거리'여서 P가 어디 있든 같기 때문입니다.

하늘의 궤도⁠(orbit)⁠. 1609년 요하네스 케플러는 『새 천문학』에서 화성이 태양을 한 초점으로 하는 타원을 돈다고 발표했습니다. 2,000년 가까이 천문학을 지배한 원과 주전원(프톨레마이오스)에서 벗어나는 결정적인 걸음이었습니다. '초점(focus)'이라는 말도 1604년 케플러가 라틴어로 '화덕'이라는 뜻의 낱말을 빌려 붙인 것입니다. 1687년 뉴턴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인력을 받는 물체는 반드시 원뿔곡선을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에너지가 모자라 붙잡혀 있으면 타원, 탈출 속도⁠(velocity)⁠를 넘으면 쌍곡선, 정확히 탈출 속도이면 포물선입니다. 지구 궤도의 이심률은 약 0.017로 원에 가깝고, 화성은 약 0.093, 76년마다 돌아오는 핼리 혜성은 약 0.967입니다. 2017년 발견된 오우무아무아는 이심률이 약 1.20인 쌍곡선을 그리며 태양계 밖에서 왔다가 떠났습니다. 서로 끌어당기는 천체가 셋 이상이면 궤도는 더 이상 깔끔한 원뿔곡선이 아니고(삼체 문제⁠(three-body problem)⁠), 뉴턴 역학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던 수성 궤도의 느린 회전⁠(rotation)⁠은 일반 상대성 이론⁠(general relativity)⁠이 설명했습니다. 땅 위에서 던진 공이 그리는 포물선은 1638년 갈릴레이가 밝혔습니다(공기의 저항을 무시할 때).

거울과 안테나. 빛줄기를 켜 보세요. 초점에서 나온 빛이 곡선에서 반사되면, 타원에서는 모두 다른 초점으로 모이고, 포물선에서는 모두 축과 나란히 나가며, 쌍곡선에서는 다른 초점에서 나온 것처럼 퍼져 나갑니다. 거꾸로 멀리서 축과 나란히 들어온 빛은 포물면 거울의 초점에 모입니다. 기원전 2세기 무렵의 디오클레스가 『불붙이는 거울에 대하여』에서 이 성질을 증명했고, 오늘날 위성 안테나, 자동차 전조등, 태양열 발전소가 이 모양입니다. 타원의 성질은 신장 결석을 충격파⁠(shock wave)⁠로 깨는 의료 장비에, 쌍곡선 거울은 카세그레인식 반사 망원경에 쓰입니다.

식으로 본 원뿔곡선. 데카르트와 페르마가 좌표를 도입하자 원뿔곡선은 이차방정식 Ax2+Bxy+Cy2+Dx+Ey+F=0Ax^2 + Bxy + Cy^2 + Dx + Ey + F = 0의 그래프가 되었습니다. (두 직선이나 한 점 같은 퇴화한 경우를 빼면) B2−4ACB^2 - 4AC가 음수면 타원, 0이면 포물선, 양수면 쌍곡선입니다. xyxy 항은 곡선이 기울어져 있다는 뜻이고, 좌표축을 돌려 이 항을 없애는 일은 대칭 행렬⁠(matrix)⁠을 대각화⁠(diagonalization)⁠해 고유벡터⁠(eigenvector)⁠ 방향을 찾는 일과 같습니다. 사영기하⁠(projective geometry)⁠에서는 세 곡선이 사영 변환으로 서로 옮겨 가는 한 종류의 곡선입니다. 차이는 무한원직선⁠(line at infinity)⁠과 만나는 방식뿐이어서, 타원은 만나지 않고, 포물선은 한 점에서 접하고, 쌍곡선은 두 점(두 점근선⁠(asymptote)⁠의 방향)에서 만납니다.

이어지는 곳. 원을 한 점에서 비춘 그림자로 모든 원뿔곡선을 한꺼번에 다루는 방법과 파스칼의 육각형은 사영기하에, 원 자체의 성질은 단위원과 라디안⁠(unit circle and radian)⁠과 피타고라스 정리⁠(Pythagorean theorem)⁠에 있습니다. 기울어진 곡선을 바로 세우는 계산은 회전 행렬⁠(rotation matrix)⁠과 대각화, 궤도의 이야기는 케플러와 뉴턴의 페이지와 삼체 문제로 이어집니다. 쌍곡선 xy = 1은 기술 집합론⁠(descriptive set theory)⁠에서 '닫힌 집합⁠(closed set)⁠의 그림자가 닫힌 집합이 아닌' 예로도 등장합니다. 같은 도형을 좌표로도, 원뿔로도, 초점과 준선으로도 보는 일은 표현 바꾸기의 좋은 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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