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개념 지도
급수(Series)

급수의 수렴과 발산(Convergence and divergence of series)

무한히 많은 수의 합은 앞에서부터 n개까지 더한 부분합⁠(partial sum)⁠의 극한⁠(limit)⁠으로 정의한다. 부분합이 한 값에 한없이 다가가면 수렴⁠(convergence)⁠, 그렇지 않으면 발산⁠(divergence)⁠이다.

∑k=1∞ak=lim⁡n→∞Sn,Sn=a1+a2+⋯+an\sum_{k=1}^{\infty} a_k = \lim_{n \to \infty} S_n, \qquad S_n = a_1 + a_2 + \cdots + a_n
먼저 보면 좋은 개념극한등비급수

기원전 5세기 엘레아의 제논은 이렇게 물었습니다. 1미터를 가려면 먼저 반을 가고, 남은 것의 반을 가고, 또 그 반을 가야 하니 끝없이 많은 일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도착할 수 있는가? 오늘날의 답은 무한히 많은 수의 합에 정확한 뜻을 주는 것입니다. 앞에서부터 n개까지 더한 부분합 Sn=a1+a2+⋯+anS_n = a_1 + a_2 + \cdots + a_n을 차례로 보고, 이 수열이 어떤 수 L에 한없이 다가가면 급수⁠(series)⁠가 L로 수렴한다고 하고 ∑ak=L\sum a_k = L이라 씁니다. 그런 수가 없으면 발산한다고 합니다. 제논의 합 ½ + ¼ + ⅛ + ⋯의 부분합은 1−1/2n1 - 1/2^n이니 1로 수렴합니다(등비급수⁠, geometric series⁠). 무한 번 더한다는 말은 '끝까지 다 더한다'가 아니라 '부분합이 어디로 가는지 본다'는 뜻입니다.

'한없이 다가간다'는 극한의 말로 이렇게 정확히 적습니다. L을 가운데 둔 폭 ε의 띠를 아무리 좁게 잡아도, 어느 번째 N부터는 부분합이 모두 그 띠 안에 머문다. 급수: . 처음 개 항까지의 부분합을 보면 지금 Sn=S_n = 입니다. 띠의 폭을 줄여 보세요: ε = .

가로축은 더한 항의 개수 n, 점은 부분합 Sₙ입니다. 청록 띠가 L ± ε, 세로 점선이 N이며, N부터의 점은 청록색입니다. 세로 눈금은 급수마다 다릅니다.

수렴하려면 더하는 항이 0으로 가야 합니다. 부분합이 L 근처에 머물면 이웃한 두 부분합의 차, 곧 항 an=Sn−Sn−1a_n = S_n - S_{n-1}도 작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 − 1 + 1 − 1 + ⋯은 발산합니다. 18세기 초 이탈리아의 수도사이자 수학자 귀도 그란디는 이 합이 ½이라고 주장했고 오일러도 ½을 값으로 매겼지만, 부분합은 1과 0을 오갈 뿐 어디에도 다가가지 않습니다. 거꾸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조화급수⁠(harmonic series)⁠ 1 + ½ + ⅓ + ⋯은 항이 0으로 가는데도 발산합니다. 14세기 프랑스의 학자 니콜 오렘의 증명이 가장 짧습니다. ⅓ + ¼은 ½보다 크고, ⅕부터 ⅛까지 네 항의 합도 ½보다 크고, 그다음 여덟 항의 합도 ½보다 크니, ½을 끝없이 더하는 셈입니다. 조화급수를 고르면 부분합이 ln⁡n+0.577…\ln n + 0.577\ldots(보라 점선)를 따라 느리게, 그러나 끝없이 자라는 것이 보입니다.

수렴하는지를 가리는 방법을 판정법이라 합니다. 가장 기본은 비교입니다. 항이 모두 양수일 때, 수렴하는 급수보다 항마다 작으면 수렴하고 발산하는 급수보다 항마다 크면 발산합니다. 예컨대 k ≥ 2에서 1k2<1k(k−1)=1k−1−1k\frac1{k^2} \lt \frac1{k(k-1)} = \frac1{k-1} - \frac1k이고, 오른쪽을 더하면 이웃한 항이 서로 지워져 합이 1이 되니, ∑1/k2\sum 1/k^2은 2보다 작은 어떤 수로 수렴합니다. 그 수가 π²/6이라는 것은 1735년 오일러가 밝혔습니다(바젤 문제⁠, Basel problem⁠). 이웃한 항의 비 ∣ak+1/ak∣|a_{k+1}/a_k|가 1보다 작은 수로 다가가면 결국 등비급수보다 작아져 수렴하고, 1보다 큰 수로 다가가면 항이 커져서 발산합니다(달랑베르의 비율 판정법⁠(ratio test)⁠). 비가 정확히 1로 다가가면 이 판정법은 답을 주지 않습니다. 발산하는 조화급수와 수렴하는 ∑1/k2\sum 1/k^2이 둘 다 그런 경우입니다. 거듭제곱 급수⁠(power series)⁠가 어디까지 수렴하는지 정하는 수렴반경⁠(radius of convergence)⁠이 여기서 나옵니다.

부호가 섞인 급수에서는 한 가지를 더 따져야 합니다. 1 − ½ + ⅓ − ¼ + ⋯은 ln 2 ≈ 0.693으로 수렴합니다. 부분합이 L을 가운데 두고 위아래로 번갈아 넘나드는데, 한 번 넘나들 때 움직이는 폭(항의 크기)이 줄어들며 0으로 가기 때문입니다(라이프니츠의 교대급수 판정법⁠(alternating series test)⁠). 1668년 니콜라우스 메르카토르가 발표한 ln⁡(1+x)\ln(1 + x)의 급수에 x = 1을 넣은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부호를 떼고 크기만 더하면 조화급수가 되어 발산합니다. 크기만 더해도 수렴하면 절대 수렴⁠(absolute convergence)⁠, 원래 급수만 수렴하면 조건 수렴⁠(conditional convergence)⁠이라 합니다. 1837년 디리클레는 절대 수렴하는 급수는 항의 순서를 어떻게 바꿔 더해도 합이 같다는 것을 보이면서, 조건 수렴하는 급수는 그렇지 않다는 예도 들었습니다.

1854년 리만은 교수 자격 논문에서 훨씬 강한 사실을 보였습니다(논문은 그가 죽은 뒤인 1867년에 출판되었습니다). 조건 수렴하는 급수는 항의 순서만 바꿔서 원하는 어떤 수로도 수렴하게, 또는 발산하게 만들 수 있다. 방법은 단순합니다. 목표 T를 정하고(T = ), 합이 T 이하이면 아직 쓰지 않은 양수 항 1, ⅓, ⅕, …을 차례로 하나 더하고, T보다 크면 음수 항 −½, −¼, …을 차례로 하나 더합니다. 처음 개 항을 보면,

파란 점은 양수 항을, 분홍 점은 음수 항을 더한 뒤의 합입니다. 노란 선이 목표 T, 회색 점선이 원래 순서의 합 ln 2, 흐린 선이 원래 순서로 더한 부분합입니다.

이 방법이 통하는 이유는 셋입니다. 양수 항만 모은 1 + ⅓ + ⅕ + ⋯은 항마다 ½ + ¼ + ⅙ + ⋯(조화급수의 절반)보다 크니 발산해서, 목표가 아무리 높아도 언젠가 넘어섭니다. 음수 항만 모은 것도 같은 이유로 −∞로 발산합니다. 그리고 항이 0으로 가니 목표를 넘어서는 폭이 점점 줄어듭니다. 양쪽을 끝없이 오가니 모든 항이 결국 한 번씩 쓰여서, 이것은 정말로 같은 항들의 재배열입니다. 쓰인 양수 항과 음수 항 개수의 비는 e2(T−ln⁡2)e^{2(T - \ln 2)}에 다가갑니다. T = ln 2이면 원래처럼 1 : 1이고, T = 0이면 1 : 4입니다. 교훈은 분명합니다. 무한 번 더하기는 유한 번 더하기와 달라서, 순서를 바꿔도 된다는 교환법칙⁠(commutative law)⁠은 절대 수렴할 때만 믿을 수 있습니다.

합을 부분합의 극한으로 정의하고 수렴을 엄밀하게 다룬 대표적인 책은 1821년 코시의 『해석학⁠(mathematical analysis)⁠ 강의』입니다. 코시는 극한 L을 미리 몰라도 쓸 수 있는 기준도 적었습니다(보헤미아의 베르나르트 볼차노가 1817년에 먼저 같은 기준을 썼습니다). 부분합끼리 뒤로 갈수록 얼마든지 가까워지면, 곧 부분합이 코시 수열⁠(Cauchy sequence)⁠이면 급수는 수렴합니다. 이것이 참인 까닭은 실수⁠(real number)⁠에 구멍이 없기 때문입니다(수 체계⁠(number system)⁠). 1826년 아벨은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발산 급수⁠(divergent series)⁠를 '악마의 발명품'이라 부르며 그 위에 증명을 세우는 것은 수치라고 썼습니다. 그래도 발산 급수가 버려지지는 않았습니다. 부분합들의 평균⁠(mean)⁠이 어디로 가는지 보는 방법(체사로 합⁠, Cesàro summation⁠)은 그란디의 급수에 ½을 매기고, 하디는 1949년의 책 『발산 급수』에서 이런 합산법들을 정리했습니다. 라마누잔이 하디에게 보낸 편지에 적은 1 + 2 + 3 + ⋯ = −1/12도 부분합의 극한이 아니라 다른 규칙으로 매긴 값으로, 리만 제타 함수⁠(Riemann zeta function)⁠의 값 ζ(−1)과 이어집니다.

이어지는 곳. 함수⁠(function)⁠를 항으로 삼는 급수, 곧 테일러 급수⁠(Taylor series)⁠와 푸리에 급수⁠(Fourier series)⁠에서는 점마다 수렴하는 것보다 강한 균등 수렴⁠(uniform convergence)⁠이 필요할 때가 많고, 그렇지 않을 때 깁스 현상⁠(Gibbs phenomenon)⁠ 같은 일이 생깁니다. 급수로 정의되는 대표적인 값으로 지수함수⁠(exponential function)⁠의 e, π²/6, 제타 함수⁠(zeta function)⁠가 있고, 수열을 계수로 담는 생성함수⁠(generating function)⁠는 수렴하지 않아도 형식적으로 다룹니다. 합을 넓이⁠(area)⁠로 가늠하는 요령은 리만 합⁠(Riemann sum)⁠과 정적분⁠(definite integral)⁠에서, 기댓값⁠(expected value)⁠이 급수로 정의될 때 절대 수렴을 요구하는 까닭은 기댓값에서 이어집니다. 무한을 다루는 태도는 무한을 다루는 법에서, 몇 항에서 끊었을 때의 오차를 셈하는 태도는 근사와 오차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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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에서 회전까지 · 2편 · 적분 거리를 되찾기 속도계 기록만 남았다. 차가 어디까지 갔는지 되찾을 수 있을까? 미분에서 회전까지 · 3편 · 테일러 급수 한 점에서 전부를 한 점에서의 값과 기울기, 휘는 정도만으로 함수 전체를 다시 그릴 수 있을까? 집합론 무한에도 크기가 있다 자연수와 짝수는 어느 쪽이 많을까? 칸토어는 무한을 세는 법을 찾았고, 무한이 하나가 아님을 보였다. 삼각함수 원에서 파동으로 별의 위치를 재던 현의 표가 사인이 되고, 열의 흐름을 풀던 푸리에가 모든 파동을 사인으로 쪼갰다. 혼돈 나비의 날갯짓 방정식이 정해져 있으면 미래도 정해질까? 소수점 아래 몇 자리를 버린 계산이 날씨 예보의 한계를 드러냈다. 조합론 세지 않고 세기 시의 운율을 세던 인도의 운율학자부터 오일러의 생성함수까지. 하나하나 늘어놓지 않고 경우의 수를 세는 법은 어떻게 자라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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