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개념 지도
미적분(Calculus)

점별 수렴과 균등 수렴(Pointwise and uniform convergence)

함수열이 점마다 따로 다가가는 것(점별 수렴⁠, pointwise convergence⁠)과 모든 점이 한꺼번에 다가가는 것(균등 수렴⁠, uniform convergence⁠)의 차이. 균등 수렴의 극한⁠(limit)⁠은 연속성⁠(continuity)⁠을 물려받고, 길이가 유한한 곳에서는 측도⁠(measure)⁠로 잴 수 있는 함수열이라면 작은 조각만 빼면 점별 수렴이 균등 수렴이 된다(예고로프 정리⁠, Egorov's theorem⁠).

fn→f 균등  ⟺  sup⁡x ∣fn(x)−f(x)∣→n→∞0f_n \to f \text{ 균등} \iff \sup_{x}\,|f_n(x) - f(x)| \xrightarrow[n\to\infty]{} 0
먼저 보면 좋은 개념극한연속성함수

1821년 코시는 『해석학⁠(mathematical analysis)⁠ 강의』에서, 연속함수들을 더한 급수⁠(series)⁠가 모든 점에서 수렴⁠(convergence)⁠하면 그 합도 연속이라고 적었습니다. 5년 뒤 아벨은 이 주장에 예외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급수 sin⁡x−12sin⁡2x+13sin⁡3x−⋯\sin x - \tfrac12 \sin 2x + \tfrac13 \sin 3x - \cdots는 모든 x에서 수렴하고 각 항은 연속인데, 합은 −π<x<π-\pi \lt x \lt \pi에서 x/2x/2이고 x=πx = \pi에서는 모든 항이 0이라 0입니다. x가 π로 다가가면 합은 π/2\pi/2에 다가가는데 π에서의 값은 0이니, 합은 π에서 끊깁니다. 잘못은 '수렴한다'는 말이 두 가지 뜻을 뭉뚱그린 데 있었습니다. 1847년 영국의 물리학자 조지 스토크스와 독일의 필리프 루트비히 폰 자이델이 따로따로 그 차이를 짚었고, 베를린의 바이어슈트라스가 강의에서 이를 해석학의 기본 개념으로 세웠습니다.

함수⁠(function)⁠ f1,f2,f3,…f_1, f_2, f_3, \ldots가 줄지어 있다고 합시다. 점별 수렴은 점 x를 하나 정해 놓고 보면 수 f1(x),f2(x),…f_1(x), f_2(x), \ldots가 f(x)f(x)에 수렴한다는 뜻입니다. 정확히는, 점 x와 허용 오차 ε>0\varepsilon > 0을 주면 어떤 번호 N이 있어서 N 이후의 모든 n에서 ∣fn(x)−f(x)∣<ε|f_n(x) - f(x)| \lt \varepsilon입니다. 여기서 N은 x마다 달라도 됩니다. 균등 수렴은 하나의 N이 모든 x에 한꺼번에 통해야 한다는 더 강한 요구입니다. 그림으로 말하면, f의 그래프 위아래로 폭 ε인 띠를 두를 때 어떤 번호부터는 fnf_n의 그래프 전체가 띠 안에 들어가 있어야 합니다. 같은 말을 식으로 적으면 가장 큰 차이 sup⁡x∣fn(x)−f(x)∣\sup_x |f_n(x) - f(x)|가 0으로 가는 것입니다.

함수열 을 골라 보세요. 번호 n=n = , 띠의 폭 ε=\varepsilon = . 축 위의 노란 점 x0=x_0 = 은 끌 수 있습니다.

청록 선과 띠: 극한 f와 그 위아래 폭 ε. 파란 선: fₙ. 빨간 부분: fₙ이 띠 밖으로 나간 곳. 주황 막대: 지금 n에서 가장 큰 차이가 나는 곳. 회색으로 칠한 곳은 아래에서 잘라낸 '느린 점들의 자리'입니다.

지금 n에서는

xⁿ. 구간 [0, 1] 위의 xnx^n은 x<1x \lt 1이면 0으로, x=1x = 1이면 1로 갑니다. 극한 f는 1에서 뚝 끊기는 함수입니다. 점마다 보면 모두 수렴하지만 빠르기가 다릅니다. ε = 0.05일 때 x = 0.5는 n = 5부터(0.5⁵ ≈ 0.031), x = 0.9는 n = 29부터, x = 0.999는 n = 2995부터 띠 안에 머뭅니다. 1에 가까운 점일수록 필요한 N이 끝없이 커지니 모든 점에 통하는 N은 없습니다. 실제로 n이 얼마든 x=(1/2)1/nx = (1/2)^{1/n}에서는 xn=1/2x^n = 1/2이라, 그래프의 일부는 늘 띠 밖에 있습니다. 점별 수렴이지만 균등 수렴은 아닙니다.

움직이는 혹. nx e1−nxn x\,e^{1 - nx}는 높이 1인 혹이 x=1/nx = 1/n에 솟은 모양입니다. 어느 점 x에서나 n이 커지면 혹이 그 점을 지나 왼쪽으로 가 버리니 값은 0으로 갑니다. 극한은 연속함수 0인데도 가장 큰 차이는 언제나 1이라 균등 수렴이 아닙니다. 극한이 연속이라고 균등 수렴인 것은 아니라는 예입니다. 이 차이는 적분⁠(integral)⁠에서도 드러납니다. 혹이 점점 높아지는(꼭대기 높이 n/e) n2x e−nxn^2 x\,e^{-nx}도 모든 점에서 0으로 가지만, [0, 1] 위의 적분은 1−(n+1)e−n1 - (n+1)e^{-n}으로 1에 다가갑니다. 극한의 적분(0)과 적분의 극한(1)이 다릅니다. 길이가 유한한 구간에서 균등 수렴하면 이런 일이 없습니다. 길이 L인 구간에서 적분의 차이는 L × (가장 큰 차이)를 넘지 못하고, 가장 큰 차이가 0으로 가기 때문입니다.

잔물결. sin⁡(2πnx)/n\sin(2\pi n x)/n은 가장 큰 차이가 1/n1/n이라 균등 수렴합니다. ε을 주면 n>1/εn \gt 1/\varepsilon인 모든 n에서 그래프 전체가 띠 안에 있습니다. 그런데 도함수⁠(derivative function)⁠ 2πcos⁡(2πnx)2\pi\cos(2\pi n x)는 전혀 수렴하지 않습니다. 균등 수렴은 값을 붙잡아 주지만 기울기⁠(slope)⁠까지 붙잡아 주지는 않습니다.

가로축 n, 세로축은 fₙ과 f의 가장 큰 차이(남은 구간에서). 점선은 ε. 균등 수렴이란 이 점들이 0으로 내려가는 것입니다.

균등 수렴의 극한은 연속이다. 연속함수 fnf_n이 f로 균등 수렴하면 f도 연속입니다. 까닭은 세 토막으로 나눈 거리 재기에 있습니다(흔히 ε/3 논법이라 부릅니다). 점 a 근처의 x에서 ∣f(x)−f(a)∣|f(x) - f(a)|를 작게 만들고 싶습니다. 먼저 모든 점에서 ∣fn−f∣<ε/3|f_n - f| \lt \varepsilon/3인 n 하나를 고릅니다. 균등 수렴이라 이 n은 a에서도 x에서도 통합니다. 다음으로 fnf_n이 연속이니 x가 a에 충분히 가까우면 ∣fn(x)−fn(a)∣<ε/3|f_n(x) - f_n(a)| \lt \varepsilon/3입니다. 그러면

∣f(x)−f(a)∣≤∣f(x)−fn(x)∣+∣fn(x)−fn(a)∣+∣fn(a)−f(a)∣<ε3+ε3+ε3=ε.|f(x) - f(a)| \le |f(x) - f_n(x)| + |f_n(x) - f_n(a)| + |f_n(a) - f(a)| \lt \tfrac{\varepsilon}{3} + \tfrac{\varepsilon}{3} + \tfrac{\varepsilon}{3} = \varepsilon.

점별 수렴만 있으면 첫 토막이 무너집니다. a에서 잘 맞는 n이 그 옆의 x에서는 전혀 안 맞을 수 있고, xⁿ이 1 바로 앞에서 보여 준 일이 정확히 그것입니다. 이 정리 덕분에 수렴반경⁠(radius of convergence)⁠ 안에서 거듭제곱급수는 연속입니다. 반경보다 조금 작은 닫힌 구간에서는 급수가 균등 수렴하기 때문입니다. 흔히 쓰는 판정법은 바이어슈트라스의 M-판정법입니다. 각 항이 ∣uk(x)∣≤Mk|u_k(x)| \le M_k이고 수의 급수 ∑Mk\sum M_k가 수렴하면 ∑uk(x)\sum u_k(x)는 균등 수렴합니다. 예를 들어 ∑sin⁡(kx)/k2\sum \sin(kx)/k^2은 Mk=1/k2M_k = 1/k^2(바젤 문제⁠(Basel problem)⁠의 급수)로 눌러지니 연속함수입니다. 거꾸로 네모파의 푸리에 급수⁠(Fourier series)⁠는 점마다 수렴하지만 불연속점 근처에서 균등 수렴하지 않고, 그 흔적이 항을 아무리 늘려도 줄지 않는 솟음(뛰는 폭의 약 9%), 깁스 현상⁠(Gibbs phenomenon)⁠입니다. 아벨이 든 급수도 바로 톱니파의 푸리에 급수였습니다.

예고로프 정리: 조금만 빼면 균등 수렴. 점별 수렴은 균등 수렴보다 얼마나 약할까요? 1911년 모스크바의 드미트리 예고로프가 답을 냈습니다(이탈리아의 카를로 세베리니도 1910년에 같은 사실을 따로 얻었습니다). xⁿ에서 수렴이 느린 점들은 1 바로 앞에 몰려 있었습니다. 그 자리를 잘라 내 봅시다. 잘라낼 길이 δ=\delta = .

xⁿ에서 (1 − δ, 1]을 잘라 내면 남은 [0, 1 − δ]에서 가장 큰 차이는 (1−δ)n(1-\delta)^n이고, 이것은 0으로 갑니다. δ = 0.01만 잘라 내도 ε = 0.05에 대해 n = 299부터는 남은 점 모두가 한꺼번에 띠 안에 들어옵니다. δ를 아무리 작게 잡아도 이렇게 됩니다. 예고로프는 이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보였습니다.

예고로프 정리. 길이(정확히는 측도)가 유한한 집합⁠(set)⁠ E 위에서, 측도로 잴 수 있는 함수열 fnf_n이 거의 모든 점⁠(almost everywhere)⁠에서 유한한 값 f로 수렴한다고 합시다. '거의 모든 점'은 수렴하지 않는 점들이 있더라도 그 모임이 측도 0⁠(measure zero)⁠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면 아무리 작은 δ>0\delta > 0을 주어도, 측도가 δ보다 작은 조각 하나를 E에서 빼면 나머지에서는 fnf_n이 f로 균등 수렴합니다. 빼는 조각이 바로 '느린 점들의 자리'입니다. 움직이는 혹에서는 느린 점들이 0 바로 옆에 있으니 [0, δ)를 빼면 됩니다.

'길이가 유한한 곳'이라는 조건은 꼭 필요합니다. 실수⁠(real number)⁠ 전체에서 fnf_n을 구간 [n, n + 1] 위에서만 1이고 나머지에서 0인 함수라 하면, 모든 점에서 결국 0이 되지만 균등 수렴을 얻으려면 어떤 번호 이후의 구간 [n, n + 1]을 모두 빼야 하고, 그 길이의 합은 무한합니다. 혹이 달아날 곳이 무한히 있기 때문입니다.

예고로프의 제자 니콜라이 루진은 이듬해 짝이 되는 정리를 증명했습니다. 길이가 유한한 곳에서 측도로 잴 수 있는 함수라면(값이 거의 모든 점에서 유한할 때), 아무리 거칠어 보여도 측도가 δ보다 작은 조각만 빼면 나머지 위로 좁힌 함수는 연속이라는 것입니다. '작은 예외를 버리면 좋은 성질이 드러난다'는 이 생각은 모스크바 수학 학파의 출발점이 되었고, 앙리 르베그의 측도와 적분 없이는 말할 수조차 없는 정리들이었습니다.

이어지는 곳. 수의 급수가 수렴하는 조건은 급수의 수렴과 발산⁠(convergence and divergence of series)⁠에, 극한과 적분의 순서를 바꿀 수 있는 넓은 조건(단조 수렴 정리⁠(monotone convergence theorem)⁠, 지배 수렴 정리⁠(dominated convergence theorem)⁠)은 르베그 적분과 측도⁠(Lebesgue integral and measure)⁠에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 sup⁡∣f−g∣\sup|f - g|는 함수 사이의 체비쇼프 거리⁠(Chebyshev distance)⁠이고, 연속함수를 다항식⁠(polynomial)⁠으로 이 거리만큼 가깝게 근사하는 이야기가 근사 이론⁠(approximation theory)⁠의 바이어슈트라스 정리입니다. 함수열이 수렴하는 점들의 집합이 어떤 모양일 수 있는지는 기술 집합론⁠(descriptive set theory)⁠이 답합니다. 부분합⁠(partial sum)⁠의 수렴이 가장 극적으로 갈리는 무대는 푸리에 급수와 깁스 현상이고, 한 점에서의 좋은 성질이 전체로 퍼지는 조건을 묻는 일은 국소에서 전체로, 오차를 어떤 잣대로 재느냐의 문제는 근사와 오차로 이어집니다.

이 개념이 나오는 큰 생각근사와 오차무한을 다루는 법

이 개념이 나오는 긴 글

미분에서 회전까지 · 3편 · 테일러 급수 한 점에서 전부를 한 점에서의 값과 기울기, 휘는 정도만으로 함수 전체를 다시 그릴 수 있을까? 삼각함수 원에서 파동으로 별의 위치를 재던 현의 표가 사인이 되고, 열의 흐름을 풀던 푸리에가 모든 파동을 사인으로 쪼갰다. 게임과 증명 이기는 쪽이 존재한다 "이 판은 백이 이겼다"는 흑이 어떻게 두든 백에게 답이 있다는 말이다. 체스의 체르멜로 정리, ε–δ, 님의 이진법, 폰 노이만의 최소최대와 쌍대성, 논리의 한계를 재는 게임, 끝나지 않는 게임과 선택공리, 대화로 읽는 증명, 겨루며 배우는 신경망까지. 수학의 참을 두 사람의 게임으로 읽는다. 수학의 오류 틀린 증명이 만든 수학 틀린 증명은 흔하다. 드물게, "정확히 어디가 틀렸는가"라는 물음이 새 분야를 낳는다. 코시의 합 정리와 균등 수렴, 라메의 증명과 아이디얼, 켐프의 사슬, 푸앵카레의 회수된 논문과 혼돈, 프레게의 법칙과 러셀의 편지, 보예보츠키와 증명 보조기까지. 오류는 대개 서로 다른 두 가지를 하나로 여긴 자리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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