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분법(Calculus of variations)
수 하나가 아니라 곡선이나 함수(function) 전체를 바꿔 가며, 거기서 계산되는 양(시간, 길이, 넓이(area), 작용)을 가장 작게 또는 가장 크게 만드는 방법.
보통의 최적화(optimization)는 수 하나를 찾습니다. 어떤 x에서 f(x)가 가장 작은지 묻고, 미분(differentiation)이 0인 곳에서 답을 찾습니다. 변분법은 수 대신 곡선 전체, 더 일반적으로는 함수 전체를 찾습니다. 두 점을 잇는 곡선 가운데 가장 짧은 것, 구슬이 가장 빨리 굴러 내려가는 것, 둘레가 같을 때 가장 넓은 땅을 두르는 것, 비눗물 막처럼 넓이가 가장 작은 곡면이 그런 문제입니다. 곡선 하나를 넣으면 길이나 시간 같은 수 하나가 나오는 규칙을 범함수라 합니다. 예를 들어 곡선 y(x)의 길이는
1696년의 도전 문제
이 분야는 1696년 6월 요한 베르누이가 학술지 『악타 에루디토룸』에 낸 도전 문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요한은 야코프 베르누이의 동생입니다. "수직면 위에 두 점 A, B가 있을 때, 중력만 받으며 마찰 없이 미끄러지는 점이 A에서 B까지 가장 짧은 시간에 가는 곡선은 무엇인가?" 그는 이 곡선을 그리스어로 '가장 짧은 시간'이라는 뜻의 최속강하선(brachistochrone)이라 불렀습니다. 기한이 이듬해 부활절까지 늘어나는 사이 요한 자신, 야코프, 라이프니츠, 로피탈 후작, 그리고 뉴턴이 답을 냈습니다. 뉴턴은 문제를 받은 날 밤에 풀었다고 전해지며, 풀이를 이름을 밝히지 않고 보냈는데, 요한은 그 풀이를 보고 "발톱을 보면 사자를 안다"고 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보다 앞서 1638년 갈릴레이는 원호를 따라 내려가는 것이 곧은 현을 따라가는 것보다 빠르다는 것을 보이고, 원호가 가장 빠를 것이라고 짐작했습니다. 앞의 절반은 맞았고 뒤의 절반은 틀렸습니다.
B가 A보다 1 m 아래, 가로로
직선은 가장 짧지만 처음이 완만해서 속도(velocity)를 늦게 얻습니다. 빠른 곡선은 처음에 가파르게 떨어져 속도를 먼저 번 다음 그 속도로 먼 거리를 갑니다. 그렇다고 너무 가파르면 이번에는 길이가 길어집니다. 가장 좋은 균형이 사이클로이드, 곧 굴러가는 바퀴의 테두리에 찍은 점이 그리는 곡선을 뒤집은 것입니다. B가 가로로 π/2 m(약 1.57 m)보다 멀면 사이클로이드(cycloid)는 B보다 더 깊이 내려갔다가 올라옵니다. 올라가며 잃는 시간보다 깊은 곳에서 번 속도의 이득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요한 베르누이의 풀이는 빛을 빌렸습니다. 페르마의 원리에 따르면 빛은 시간이 가장 적게 걸리는 길로 가고, 그래서 속도가 다른 층을 지날 때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
빛에 기대지 않고 모든 문제에 통하는 방법은 오일러와 라그랑주가 만들었습니다. 생각은 간단합니다. 곡선 y(x)가 최선이라면, 양 끝은 그대로 두고 곡선을 조금 흔든
오른쪽 곡선은 ε = 0에서 바닥이 평평합니다. 흔든 양이 작을 때 시간의 변화가 ε에 비례하지 않고 거의
최소 작용의 원리
변분법은 곧 물리학의 언어가 되었습니다. 1744년 프랑스의 피에르 루이 모페르튀이는 자연이 어떤 양(작용)을 가장 아끼는 쪽으로 움직인다는 원리를 내세웠고, 같은 해 오일러는 이를 입자의 운동에 정확히 적용했습니다. 라그랑주의 『해석 역학』(1788)과 해밀턴의 1834–35년 논문을 거쳐 오늘날의 형태가 되었습니다. 운동 에너지(kinetic energy)에서 위치 에너지를 뺀 값을 시간에 대해 적분한 것을 작용 S라 하면, 실제 운동은 처음과 끝의 위치를 고정한 모든 가상의 운동 가운데 S를 정류하게(흔들어도 1차 변화가 0이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때의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Euler–Lagrange equation)이 바로 뉴턴의 운동 방정식입니다. '최소'라는 이름과 달리 꼭 가장 작을 필요는 없고 바닥이 평평하기만 하면 됩니다. 1918년 에미 뇌터는 작용이 시간을 옮겨도 변하지 않으면 에너지가, 공간을 옮겨도 변하지 않으면 운동량(momentum)이 보존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바이어슈트라스는 19세기 후반, '1차 변화가 0'이라는 조건만으로는 최소가 보장되지 않음을 짚고 엄밀한 충분조건(sufficient condition)을 세웠습니다. 힐베르트는 1900년에 발표한 23개 문제의 마지막을 변분법의 발전에 바쳤습니다. 둘레가 정해졌을 때 넓이를 가장 크게 하는 모양(등주 문제, isoperimetric problem)은 원이고,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전하는 카르타고의 여왕 디도 이야기 때문에 디도의 문제라고도 불립니다. 1838년 야코프 슈타이너는 원이 아닌 모양은 둘레를 그대로 두고 넓이를 늘릴 수 있음을 보였지만, 이것만으로는 답이 원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가장 넓은 모양이 애초에 있다는 사실을 따로 보여야 하기 때문이고, 이 빈틈도 바이어슈트라스가 메웠습니다. 곡면 위의 가장 짧은 길은 측지선(geodesic)이고, 일반 상대성 이론(general relativity)에서 행성은 시공간(spacetime)의 측지선을 따라가며, 아인슈타인 방정식 자체도 힐베르트가 한 범함수의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으로 얻었습니다. 조건이 붙은 변분 문제는 라그랑주 승수(Lagrange multiplier)로 풉니다. 실수(real number) 위의 연속 분포 가운데 평균(mean)과 분산(variance)이 정해졌을 때 엔트로피(entropy)가 가장 큰 분포가 정규분포(normal distribution)라는 최대 엔트로피(maximum entropy) 원리도 그런 예입니다.
이어지는 곳. 변분법의 답은 대개 미분방정식이라서 선형 미분방정식(linear differential equation)과 동역학계(dynamical system)로 이어집니다. 열이 퍼지는 열방정식(heat equation)은 온도의 들쭉날쭉함(기울기 제곱의 적분)을 가장 빨리 줄이는 흐름이고, 떨리는 줄의 파동방정식(wave equation)은 줄의 작용을 정류하게 하는 운동입니다. 컴퓨터는 곡선을 점 몇 개로 바꾼 뒤 경사 하강법(gradient descent)으로 범함수를 줄여 답을 찾습니다. 흙더미를 가장 싸게 옮기는 최적 수송(optimal transport), 20세기 중반에 자란 선형 계획법(linear programming), 로켓의 연료를 가장 아끼는 궤도(orbit)를 찾는 최적 제어가 모두 가까운 친척입니다. 삼체 문제(three-body problem)의 8자 궤도도 작용을 가장 작게 만드는 운동으로서 존재가 증명되었습니다. 여러 분야에 같은 모양으로 나타나는 이 생각은 최적화라는 큰 생각(big ideas)으로 묶입니다.
이 개념이 나오는 긴 글
이 개념을 언급하는 페이지
- 최적화
…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점 하나가 아니라 길 전체, 곧 곡선 하나를 골라 어떤 양을 최소로 만드는 문제는변분법이 다룹니다. 변수가 아주 많아 도함수가 0인 곳을 직접 풀 수 없을 때는 기울기 벡터의 반대쪽으로 …
- 측지선
… 곡선보다도 짧습니다. 수 하나가 아니라 곡선 전체를 고르는 최적화인 셈이고, 이런 문제를 다루는 분야가변분법입니다. 구에서 측지선은 대원입니다. 서울과 샌프란시스코는 거의 같은 위도(북위 약 38°)에 있고 …
- 삼체 문제
… 고유값을 보아 판정하며, 라그랑주 점은 함께 도는 좌표에서 본 고정점입니다. 8자 궤도의 존재는변분법으로, 운동 에너지에서 위치 에너지를 뺀 작용을 가장 작게 만드는 운동을 찾아 증명되었습니다. 두 물체의 …
- 일반 상대성 이론
… 땅 위의 시계를 멀리 있는 시계보다 약 10억분의 0.7만큼만 늦춥니다. 같은 무렵 다비트 힐베르트도변분법으로 같은 방정식에 이르렀고, 이 이론에서 에너지 보존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힐베르트와 ⟦펠릭스 …
- 라그랑주 승수법
… \propto \pi_{\text{ref}}(y)\,e^{r(y)/\beta} 입니다. 곡선 전체를 고르는변분법에서도, 둘레가 정해진 곡선으로 넓이를 가장 크게 하는 등주 문제는 승수 하나로 풀리고 답은 원입니다. …
- 조화 함수와 디리클레 문제
… 가장 작게 하는 함수가 늘 있다고 가정할 수 없다는 바이어슈트라스의 지적과 힐베르트의 복원은변분법을 엄밀하게 만든 과정이었습니다. 열방정식: 시간에 따라 변하는 쪽으로 가면 열방정식이 되고, 조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