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개념 지도
정보 이론

정보 엔트로피(Information entropy)

확률분포⁠(probability distribution)⁠가 가진 불확실성의 크기. 확률⁠(probability)⁠ p인 일이 일어났을 때의 놀람 −log₂ p를 평균⁠(mean)⁠한 값으로, 결과 하나를 적는 데 평균적으로 필요한 비트 수의 하한⁠(lower bound)⁠이다.

H(X)=−∑ipilog⁡2pi=E[−log⁡2p(X)]H(X) = -\sum_i p_i \log_2 p_i = \mathbb E\left[-\log_2 p(X)\right]
먼저 보면 좋은 개념확률기댓값자연로그

드문 일이 일어나면 많이 놀라고, 뻔한 일이 일어나면 거의 놀라지 않습니다. 1948년 클로드 섀넌은 확률이 p인 일이 일어났을 때 얻는 정보를 −log⁡2p-\log_2 p비트로 정했습니다. 확률 1/2인 일은 1비트, 1/4인 일은 2비트, 1/1024인 일은 10비트입니다. 로그를 쓰는 이유는 서로 독립⁠(independence)⁠인 두 일의 확률은 곱해지지만 정보는 더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엔트로피⁠(entropy)⁠는 이 놀람의 기댓값⁠(expected value)⁠, 곧 결과 하나가 평균적으로 주는 정보의 양입니다.

앞면이 나올 확률이 인 동전을 봅시다. 앞면의 놀람은 비트, 뒷면의 놀람은 비트이고, 확률로 가중 평균한 엔트로피는 비트입니다.

청록 곡선이 동전의 엔트로피 H(p), 분홍과 주황 곡선은 두 항 −p log₂ p와 −(1−p) log₂(1−p)입니다. 두 곡선을 더하면 청록 곡선이 됩니다.

공정한 동전(p = 1/2)에서 엔트로피가 가장 큰 1비트이고, 앞면만 나오는 동전은 0비트입니다. 결과를 이미 아는 실험은 아무것도 알려 주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결과가 n가지이면 모두 같은 확률일 때 엔트로피가 가장 크고, 그 값은 log⁡2n\log_2 n입니다. n이 2의 거듭제곱이면 이 값은 n가지 중 하나를 이진법⁠(binary)⁠으로 적는 데 필요한 자릿수와 같습니다(8가지면 3자리, 자릿값 기수법). 확률이 치우칠수록 엔트로피는 작아집니다.

엔트로피는 압축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여섯 글자의 확률을 치우침 으로 바꿔 보세요. 엔트로피는 비트(최대 log⁡26≈2.585\log_2 6 \approx 2.585)입니다. 흔한 글자에 짧은 부호를, 드문 글자에 긴 부호를 주는 허프만 부호(1952년 데이비드 허프만)로 적으면 한 글자에 평균 비트가 듭니다. 섀넌의 원천 부호화 정리⁠(source coding theorem)⁠에 따르면 이어 붙인 부호열을 모호함 없이 되읽을 수 있는 부호라면 어떤 것도 평균 길이가 엔트로피보다 짧을 수 없고(이 최솟값을 찾는 일도 가장 좋은 것 고르기의 한 예입니다), 허프만 부호⁠(Huffman coding)⁠는 언제나 엔트로피와 1비트 이내입니다.

파란 막대는 확률 p, 분홍 막대는 −p log₂ p입니다. 분홍 막대를 모두 더한 것이 엔트로피입니다. 아래 0과 1은 각 글자의 허프만 부호입니다.

왜 엔트로피가 압축의 한계일까요? 앞면 확률 p인 동전을 n번 던지면 큰 수의 법칙⁠(law of large numbers)⁠에 따라 앞면이 거의 언제나 np번 안팎 나옵니다. 그런 결과열의 개수는 이항계수⁠(binomial coefficient)⁠ (nnp)\binom{n}{np}이고, 스털링 공식⁠(Stirling's formula)⁠으로 어림하면 2nH(p)2^{nH(p)}에 가깝습니다(지수의 차이가 n에 비해 무시할 만큼 작다는 뜻의 어림입니다). 실제로 나올 법한 결과열이 이만큼뿐이니 번호를 매기는 데 모두 nH(p)비트 남짓, 곧 한 번 던질 때마다 H(p)비트꼴이면 충분합니다. p가 1/2이 아니면 H(p) < 1이라, 결과열 2n2^n개 모두에 번호를 매기는 n비트보다 적습니다.

글자에도 엔트로피가 있습니다. 이 위키의 영어 이야기를 26개 알파벳과 띄어쓰기로만 적으면, 모든 글자가 같은 확률일 때 비트, 글자 빈도만 따지면 비트, 바로 앞 글자를 알 때 비트, 앞 두 글자를 알 때 비트입니다. 한국어 글의 음절(띄어쓰기 포함 가지)로는 각각 , , 비트입니다. 앞을 많이 볼수록 다음 글자를 짐작하기 쉬워지는 것이 n-그램⁠(n-gram)⁠ 모형의 바탕입니다. 다만 글이 짧아서 긴 문맥의 값은 실제보다 작게 나옵니다(본 적 있는 조합만 세기 때문입니다). 섀넌은 1951년 사람에게 영어 문장의 다음 글자를 맞히게 하는 실험으로, 긴 문맥을 주면 영어가 글자당 대략 1비트 안팎(0.6–1.3비트)밖에 담지 않는다고 어림했습니다. 최대 약 4.75비트(log⁡227\log_2 27) 가운데 나머지는 여분입니다. 이 여분 덕분에 오타가 있어도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또 글자마다 정해진 다른 글자로 바꿔 쓰는 단순한 치환 암호⁠(substitution cipher)⁠는 e처럼 흔한 글자의 빈도가 그대로 남기 때문에 글자 빈도를 세어 풀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곳. 변수가 둘이면 함께 본 불확실성과 하나를 안 뒤에 남는 불확실성(결합 엔트로피와 조건부 엔트로피⁠, joint and conditional entropy⁠)을 따질 수 있고, 둘의 차이가 한 변수가 다른 변수에 대해 알려 주는 양, 곧 상호 정보량⁠(mutual information)⁠입니다. 다음 상태가 지금 상태에 달린 마르코프 연쇄⁠(Markov chain)⁠에서는 한 걸음당 엔트로피(엔트로피율⁠, entropy rate⁠)를 정의할 수 있습니다. 평균과 분산⁠(variance)⁠이 정해진 연속분포 가운데 엔트로피가 가장 큰 것이 정규분포⁠(normal distribution)⁠이고, 아는 것만 지키고 나머지는 가장 모르는 채로 두라는 이 생각이 최대 엔트로피 원리⁠(principle of maximum entropy)⁠입니다. 잡음이 있는 통로로 믿을 만하게 보낼 수 있는 양의 한계는 통로 용량⁠(channel capacity)⁠이고, 그 한계에 다가가는 부호는 부호어(부호로 쓰는 비트열)끼리 서로 다른 자리의 개수, 곧 해밍 거리⁠(Hamming distance)⁠가 크도록 설계합니다. 언어 모형의 성능은 실제 글에 대한 교차 엔트로피⁠(cross-entropy)⁠, 곧 모형이 매긴 확률로 부호를 만들어 실제 글을 적을 때 한 기호에 드는 평균 비트 수로 잽니다. 그 값 H를 2H2^H로 바꾼 퍼플렉시티⁠(perplexity)⁠도 쓰는데, '모형이 매번 몇 가지 후보 사이에서 망설이는 셈인가'를 뜻합니다. 지프의 법칙⁠(Zipf's law)⁠처럼 치우친 분포일수록 엔트로피가 작아 압축이 잘 됩니다. 확률을 미리 모르는 채 앞에 나온 문자열을 참조해 엔트로피에 다가가는 렘펠–지브 압축⁠(Lempel–Ziv compression)⁠이 zip과 PNG의 바탕이고, 확률 모형 없이 문자열 하나의 정보량을 재려는 시도가 콜모고로프 복잡도⁠(Kolmogorov complexity)⁠입니다. 물리학의 엔트로피와 같은 이름인 것도 우연이 아니어서, 1비트를 지우는 데에는 최소한의 열이 듭니다(맥스웰의 악마와 란다우어 원리⁠, Maxwell's demon and Landauer's principle⁠). n!가지 순서 가운데 하나를 가려내려면 log⁡2n!\log_2 n!비트가 필요하므로, 한 번에 많아야 1비트를 주는 비교로 정렬하려면 적어도 그만큼 비교해야 합니다(비교 정렬의 하한⁠, comparison sorting lower bound⁠). 예/아니오 질문 하나로 후보를 절반씩 줄이는 이진 탐색⁠(binary search)⁠은 이 한계에 꼭 맞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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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 도박판에서 온 편지 1654년, 도중에 멈춘 내기의 판돈을 어떻게 나눌까? 두 수학자가 주고받은 편지에서 확률론이 태어났다. 거리와 유사도 까마귀와 택시 까마귀는 곧장 날고 택시는 블록을 돌아간다. '얼마나 먼가'에는 답이 하나가 아니고, 어떤 거리를 고르느냐가 통계와 기계 학습의 답을 바꾼다. 계산 이론 기계가 풀 수 없는 문제 모든 수학 문제를 기계적으로 풀 수 있을까? 러셀의 역설에서 괴델과 튜링까지,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오'였고, 그 증명이 컴퓨터를 낳았다. 계산언어학 말을 세는 기계 문법은 규칙일까, 확률일까? 파니니의 문법에서 촘스키의 위계, 섀넌의 영어 엔트로피, 오늘날의 언어 모델까지. 조합론 세지 않고 세기 시의 운율을 세던 인도의 운율학자부터 오일러의 생성함수까지. 하나하나 늘어놓지 않고 경우의 수를 세는 법은 어떻게 자라났을까? 알고리즘과 복잡도 줄 세우기의 한계 카드 천 장을 가장 빨리 줄 세우는 방법은? 인구조사의 천공 카드에서 퀵정렬까지, 그리고 어떤 방법도 넘을 수 없는 n log n의 벽. 정보 이론과 압축 짧게 보내기 모스 부호는 왜 E를 점 하나로 보낼까? 섀넌의 엔트로피가 정한 압축의 한계와, 허프만 부호에서 JPEG까지 그 한계에 다가간 방법들. 통신과 잡음 잡음 너머로 대서양 바닥의 케이블은 왜 신호를 뭉갰을까? 잡음이 있어도 오류 없이 보낼 수 있다는 섀넌의 정리와, 그 한계를 50년 동안 쫓은 부호들. 신경망과 기계 학습 배우는 기계 예를 보여 주면 규칙을 스스로 찾는 기계. 1958년의 퍼셉트론에서 오늘의 심층 신경망까지, 그 밑바닥에는 미분과 연쇄법칙이 있다. 언어 모델 다음 단어를 맞히는 기계 다음 낱말을 짐작하는 일만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마르코프의 글자 세기에서 섀넌의 추측 게임, 트랜스포머와 규모의 법칙, 사람의 선호까지. 밑바닥에는 확률의 곱셈 규칙과 로그 하나가 있고, 그 수학은 모델이 왜 그럴듯하게 틀리는지도 말해 준다. 게임과 증명 이기는 쪽이 존재한다 "이 판은 백이 이겼다"는 흑이 어떻게 두든 백에게 답이 있다는 말이다. 체스의 체르멜로 정리, ε–δ, 님의 이진법, 폰 노이만의 최소최대와 쌍대성, 논리의 한계를 재는 게임, 끝나지 않는 게임과 선택공리, 대화로 읽는 증명, 겨루며 배우는 신경망까지. 수학의 참을 두 사람의 게임으로 읽는다. 압축과 과학 압축하는 것이 이해하는 것이다 튀코 브라헤가 20년 동안 적은 행성의 위치를 케플러는 법칙 세 줄로 줄였다. 짧게 적는 일과 이해하는 일은 정말 같은 일일까? 오컴의 면도날을 비트로 재는 법, 과적합을 압축의 실패로 읽는 법, 그리고 그 말이 정리인 곳과 철학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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