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Chaos)
규칙은 완전히 결정되어 있는데도, 유한한 영역 안에서 초기값의 작은 차이가 지수적으로 커지고 궤도(orbit)가 뒤섞여 장기 예측이 불가능해지는 운동.
던진 주사위는 무작위처럼 보이지만, 던지는 순간의 위치와 속도(velocity)를 완벽히 안다면 원리적으로는 결과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은 모르는 것이 많아서 생길 뿐일까요? 혼돈은 모르는 것이 거의 없어도 예측이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변수가 셋뿐인 로렌츠 방정식이나 2차식 하나인 로지스틱 사상(logistic map)처럼 규칙이 단순하고 우연이 전혀 끼어들지 않아도, 먼 미래는 예측할 수 없게 될 수 있습니다. 얼마나 먼 미래인지는 아래에서 정확히 셉니다.
핵심은 초기값 민감성입니다. 규칙
오른쪽 그림은 두 궤도 사이의 거리
오차가 매 걸음
초기값 민감성(sensitive dependence on initial conditions)만으로는 혼돈이라 부르지 않습니다. 여러 정의 가운데 흔히 쓰는 것은 미국 수학자 로버트 데버니가 1986년에 정리한 세 조건입니다.
- 초기값 민감성: 아무리 가까운 두 점에서 출발해도 언젠가는 크게 벌어집니다.
- 뒤섞임(위상적 추이성, topological transitivity): 어느 작은 영역에서 출발한 점들 가운데 일부는 결국 다른 어느 영역에든 닿습니다. 상태 공간(state space)이 따로 노는 조각들로 나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 주기 궤도의 조밀(dense)함: 어느 점 근처를 아무리 가까이 들여다보아도 그 안을 지나는 주기 궤도가 있습니다.
1992년에는 뒤의 두 조건이 성립하면 첫째 조건이 저절로 따라온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무한히 많은 점이 있는 공간이라면). 혼돈의 핵심이 민감성 하나가 아니라 섞임과 되풀이의 구조에 있다는 뜻입니다. 벌어지기만 해서는 혼돈이 아닙니다.
궤도 하나를 오래 따라가면, 값이 각 구간에 머무는 시간의 비율은 일정한 분포로 다가갑니다(거의 모든 처음 값에서 그렇고,
그래서 혼돈계에서는 궤도 하나 대신 확률(probability) 분포를 예측합니다. 상태 공간을 칸으로 나누고 칸에서 칸으로 옮겨 가는 비율을 재면, 계를 다음 칸이 지금 칸에만 달린 확률 과정인 마르코프 연쇄(Markov chain)로 근사할 수 있습니다. 기상 예보는 초기값을 조금씩 흔든 예보 수십 개를 함께 돌리고(앙상블, ensemble), 그 가운데 비가 온 예보의 비율로 강수 확률을 냅니다. 무작위로 흔든 여러 계산으로 답을 어림하는 몬테카를로 방법(Monte Carlo method)과 같은 생각입니다.
이어지는 곳.
- 혼돈은 천체 역학에서 먼저 보였습니다. 1890년 무렵 푸앵카레는 서로 끌어당기는 세 천체의 운동을 묻는 삼체 문제(three-body problem)를 연구하다가, 궤도들이 끝없이 복잡하게 얽혀 식으로 적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1963년 로렌츠는 기상 모형에서 같은 현상을 다시 찾아냈습니다.
- 매개변수(parameter)를 올리며 분기(bifurcation)를 거듭해 혼돈에 이르는 길은 계가 달라도 같은 모습을 보입니다. 봉우리가 둥근 되풀이 규칙이라면 주기 배가(period doubling)의 간격이 줄어드는 비율(파이겐바움 상수, Feigenbaum constant)까지 같습니다.
- 휜 곡면 위의 운동도 혼돈일 수 있습니다. 말안장처럼 곡률(curvature)이 음수인 쌍곡 곡면에서는 가까이 나란히 출발한 측지선(geodesic)들이 지수적으로 벌어집니다. 곡면이 유한한 크기로 닫혀 있으면 벌어진 길들이 다시 섞이니, 그 위를 마찰 없이 미끄러지는 점의 운동은 가장 오래 연구된 혼돈의 예 가운데 하나입니다.
- 소리로도 구별됩니다. 주기 운동을 푸리에 급수(Fourier series)로 풀면 기본 진동수(frequency)와 그 정수배만 띄엄띄엄 나오지만, 혼돈 신호에는 진동수가 연속적으로 퍼져 있어 잡음처럼 들립니다.
- 복소평면(complex plane)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를 되풀이할 때 무한대로 달아나는 출발점과 달아나지 않는 출발점의 경계를 줄리아 집합(Julia set)이라 하는데, 사상은 이 경계 위에서 혼돈입니다. 줄리아 집합이 한 덩어리로 이어지는 c들을 모은 것이 망델브로 집합(Mandelbrot set)입니다.
이 개념이 나오는 긴 글
이 개념을 언급하는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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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한정된 곳 안에서 궤적이 뒤섞이고, 처음 위치의 아주 작은 차이가 지수적으로 벌어지는 운동을혼돈이라 합니다. 평면(변수 둘)의 흐름에서는 궤적끼리 가로지를 수 없어서, 시간이 식에 따로 들어가지 않는 …
- 푸리에 급수
… 그렇게 얻은 세 변수의 궤적이 로렌츠 끌개이고, 로렌츠는 이 단순한 모형에서 작은 차이가 크게 불어나는혼돈을 분명하게 보였습니다. 여러 진동수의 사인파를 더한 꼴은 언어 모델에도 나옵니다. 회전 위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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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3,500크로나 남짓을 치렀습니다. 1890년 고쳐 실린 논문에서 그가 본 엉킴은 오늘날혼돈이라 부르는 것의 첫 모습이었습니다. 1908년 푸앵카레는 『과학과 방법』에서, 처음 조건의 아주 작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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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랙털 차원
… 때마다 비슷한 모양이 되풀이되고, 로렌츠 끌개 같은 혼돈계의 끌개는 흔히 정수가 아닌 차원을 가집니다(혼돈). 두 축 모두 로그 눈금에서 직선이 되는 거듭제곱 관계는 지프의 법칙과 규모의 법칙에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