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개념 지도
미분방정식(Differential equation)

분기(Bifurcation)

매개변수⁠(parameter)⁠가 조금 변하는 사이에 평형점⁠(equilibrium)⁠이나 주기⁠(period)⁠ 궤도⁠(orbit)⁠의 개수와 안정성⁠(stability)⁠이 갑자기 바뀌는 현상.

x˙=μ+x2,x˙=μx−x3\dot x = \mu + x^2, \qquad \dot x = \mu x - x^3

한 변수 미분방정식⁠(differential equation)⁠ x˙=f(x)\dot x = f(x)에서는 모든 일이 직선 위에서 일어납니다. f(x)>0f(x) > 0인 곳에서는 x가 오른쪽으로, f(x)<0f(x) < 0인 곳에서는 왼쪽으로 흐르고, f(x∗)=0f(x^*) = 0인 평형점에서 멈춥니다. 이 직선 그림을 위상선⁠(phase line)⁠이라 합니다. 평형점이 안정한지는 그 점에서의 미분계수⁠(derivative)⁠가 정합니다. 가까이서 보면 x˙≈f′(x∗)(x−x∗)\dot x \approx f'(x^*)(x - x^*)라는 선형 미분방정식⁠(linear differential equation)⁠이고 해가 지수함수⁠(exponential function)⁠ ef′(x∗)te^{f'(x^*)t}로 줄거나 자라므로, f′(x∗)<0f'(x^*) < 0이면 조금 밀려나도 돌아오고(채운 점) f′(x∗)>0f'(x^*) > 0이면 멀어집니다(빈 점). f′(x∗)=0f'(x^*) = 0이면 이것만으로는 알 수 없는데, 바로 이런 점에서 분기가 일어납니다.

이제 f 안에 매개변수 μ를 넣습니다. 매개변수는 x처럼 시간에 따라 흐르지 않고 우리가 바깥에서 정해 두는 수입니다(온도 조절 손잡이 같은 것). 이 μ를 천천히 돌립니다. 대부분의 μ에서는 그림이 조금씩 변할 뿐이지만, 어떤 값을 지나는 순간 평형점이 생기거나 사라지거나 안정성을 맞바꿉니다. 이것이 분기입니다. 에서 μ=\mu = 이면 평형점은

왼쪽은 속도⁠(velocity)⁠ f(x)의 그래프와 그 아래 위상선의 흐름이고, 오른쪽은 μ를 가로축에 놓고 평형점을 모두 모은 분기 도표입니다. 파란 실선이 안정, 주황 점선이 불안정한 평형이며, 노란 세로선이 지금의 μ입니다.

  • 안장-마디 분기(x˙=μ+x2\dot x = \mu + x^2): μ가 음수일 때는 안정한 평형(x=−−μx = -\sqrt{-\mu})과 불안정한 평형(x=−μx = \sqrt{-\mu})이 짝을 이룹니다. μ = 0에서 둘이 만나 함께 사라집니다. 속도 그래프인 포물선⁠(parabola)⁠이 위로 올라가 x축에서 떨어지는 순간이고, 식으로는 μ+x2=0\mu + x^2 = 0의 두 실근이 복소수⁠(complex number)⁠ 근이 되는 순간입니다. 평형이 사라진 뒤에도 옛 자리 근처에서는 속도가 0에 가까워 흐름이 한참 느려집니다. 이렇게 오래 머무는 곳을 병목이라 합니다.
  • 갈퀴 분기(x˙=μx−x3\dot x = \mu x - x^3): 좌우가 대칭인 계, 곧 x를 −x로 바꾸면 속도도 정확히 반대가 되는 계(f(−x)=−f(x)f(-x) = -f(x))에서 일어납니다. μ가 0을 지나면 가운데 평형 0이 불안정해지고, 양옆 x=±μx = \pm\sqrt\mu에 안정한 평형 두 개가 생깁니다. 도표의 모양이 세 갈래 갈퀴를 닮아 붙은 이름입니다. 규칙은 좌우 대칭인데 상태는 한쪽을 골라야 하고, 어느 쪽으로 갈지는 작은 흔들림이 정합니다. 대칭이 깨지는 가장 단순한 모형입니다. 위에서 누르는 힘이 커지다 어느 순간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휘는 기둥이 이런 예입니다.
  • 교차 분기⁠(transcritical bifurcation)⁠: 두 평형이 만나 서로 안정성을 맞바꾸고 지나갑니다. 개체군 모형에서 흔합니다. 개체 수가 0이면 영원히 0이니 0은 늘 평형인데, 성장률이 문턱⁠(threshold)⁠을 넘으면 0은 불안정해지고 다른 평형이 안정성을 넘겨받습니다.

어느 경우든 분기점에서는 f′(x∗)=0f'(x^*) = 0입니다. 한 변수에서는 평형점 근처의 선형 근사 x˙≈f′(x∗)(x−x∗)\dot x \approx f'(x^*)(x - x^*)에서 곱해지는 수 f′(x∗)f'(x^*)가 곧 고유값⁠(eigenvalue)⁠ 역할을 하니, 고유값이 0이 되는 순간입니다. 변수가 둘 이상이면 다른 길도 있습니다. 평형점의 고유값이 복소수 한 쌍이면 흐름은 평형점 둘레를 도는 나선인데, 그 실수⁠(real number)⁠ 부분이 음수에서 양수로 바뀌면 안으로 감기던 나선이 밖으로 풀립니다. 이때 평형점 둘레에 일정한 크기로 도는 고리, 곧 스스로 유지되는 진동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것이 오스트리아 태생의 수학자 에버하르트 호프의 이름이 붙은 호프 분기입니다.

되풀이 규칙에서도 분기가 일어납니다. 로지스틱 사상⁠(logistic map)⁠ x↦rx(1−x)x \mapsto rx(1-x)에서는 고정점⁠(fixed point)⁠의 기울기⁠(slope)⁠가 −1을 지날 때 고정점이 불안정해지고 주기 2 궤도가 태어납니다(주기 배가⁠, period doubling⁠). 주기 2 궤도의 두 점은 f를 두 번 연달아 적용하는 사상 f∘ff \circ f의 고정점입니다. 그러니 r를 더 올려 f∘ff \circ f의 기울기가 −1을 지나면 같은 일이 한 단계 위에서 되풀이되어 주기 4가 되고, 이어서 8, 16, …이 이어집니다. 아래 도표는 r마다 궤도를 오래 돌려 처음의 들쭉날쭉한 부분을 버린 뒤, 그다음 150개의 값을 점으로 찍은 것입니다. r=r = 에서

가로축은 r, 세로축은 오래 돌린 뒤 궤도가 머무는 x 값들입니다. 노란 선과 점이 지금 r의 궤도입니다.

배가가 일어나는 r 사이의 간격은 매번 거의 같은 비율로 줄어듭니다.

n123456rn33.44948973.54409033.56440733.56875943.5696916rn−rn−1rn+1−rn4.7514.6564.6684.669  ⟶  δ=4.6692…\begin{array}{c|cccccc} n & 1 & 2 & 3 & 4 & 5 & 6 \\ \hline r_n & 3 & 3.4494897 & 3.5440903 & 3.5644073 & 3.5687594 & 3.5696916 \\ \dfrac{r_n - r_{n-1}}{r_{n+1} - r_n} & & 4.751 & 4.656 & 4.668 & 4.669 & \end{array} \;\longrightarrow\; \delta = 4.6692\ldots

이 비율의 극한⁠(limit)⁠ δ를 파이겐바움 상수라 합니다. 1975년 무렵 미국 물리학자 미첼 파이겐바움은 수치 계산으로 다음 사실을 찾아냈습니다. 그래프에 봉우리가 하나뿐이고 봉우리 근처가 포물선처럼 둥근 되풀이 규칙이라면(예를 들어 x↦rsin⁡(πx)x \mapsto r\sin(\pi x)), 식의 모양이 달라도 똑같은 δ가 나온다는 것입니다. 이런 성질을 보편성⁠(universality)⁠이라 합니다. 이것이 참이라는 엄밀한 증명은 1982년 오스카 랜퍼드가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해냈습니다.

간격이 거의 일정한 비율로 줄어드니 간격을 모두 더한 등비급수⁠(geometric series)⁠는 유한하고, 배가는 r∞≈3.5699r_\infty \approx 3.5699에서 끝납니다. 그 너머는 혼돈⁠(chaos)⁠입니다. 혼돈 영역 곳곳에는 주기 궤도가 다시 나타나는 좁은 구간, 곧 창이 있습니다. 가장 넓은 것은 r=1+8≈3.8284r = 1 + \sqrt 8 \approx 3.8284에서 열리는 주기 3 창입니다. 1975년 수학자 리톈옌과 제임스 요크는 "주기 3은 혼돈을 뜻한다"는 제목의 논문에서, 구간 위의 연속인 되풀이 규칙에 주기 3 궤도가 하나라도 있으면 모든 주기의 궤도가 있고 끝내 되풀이되지 않는 궤도도 무수히 많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모든 주기가 있다는 부분은 1964년 우크라이나의 올렉산드르 샤르코우스키가 더 일반적인 형태로 먼저 증명해 두었지만, 서방에는 한동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어지는 곳.

  • 이 도표는 망델브로 집합⁠(Mandelbrot set)⁠의 실수축과 짝지어집니다. 로지스틱 사상은 좌표를 바꾸면 c=r/2−r2/4c = r/2 - r^2/4인 z↦z2+cz \mapsto z^2 + c와 같은 사상이기 때문입니다. 주기 배가 하나하나가 실수축 위에 왼쪽으로 줄지어 작아지는 둥근 봉오리 하나하나이고, r∞r_\infty는 c≈−1.4012c \approx -1.4012입니다.
  • 배가가 끝나는 r∞r_\infty에서 궤도가 머무는 점들은 칸토어 집합⁠(Cantor set)⁠을 이룹니다. 주기가 두 배가 될 때마다 점 무리가 둘로 갈라지기를 끝없이 되풀이한 결과라서, 구간에서 가운데를 거듭 빼내 만드는 칸토어 집합과 같은 짜임이 됩니다.
  • 갈퀴 분기⁠(pitchfork bifurcation)⁠에서 어느 가지로 갈지는 방정식만으로는 정해지지 않고 처음의 작은 치우침이나 잡음이 정합니다. 계와 잡음이 모두 좌우 대칭이라면 두 가지가 반반의 확률⁠(probability)⁠로 나옵니다.
  • 로렌츠 방정식은 여기 나온 분기들을 차례로 거칩니다. 매개변수 ρ를 올리면 ρ = 1에서 갈퀴 분기, ρ ≈ 24.74에서 호프 분기⁠(Hopf bifurcation)⁠를 지나 혼돈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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