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체 가설(Continuum hypothesis)
자연수(natural number)보다 크고 실수(real number)보다 작은 크기의 집합(set)은 없다는 가설. 보통 쓰는 집합론(set theory)의 공리(ZFC)로는 증명도 반증도 할 수 없다.
끝없이 많은 것들의 크기는 어떻게 견줄까요? 두 집합의 원소(element)를 남김없이 하나씩 짝지을 수 있으면(일대일 대응, one-to-one correspondence) 두 집합의 크기가 같다고 합니다. 자연수 1, 2, 3, …과 짝수 2, 4, 6, …은 n과 2n을 짝지으면 양쪽 모두 남는 것이 없으니 크기가 같습니다. 자연수 전체의 크기, 다시 말해 가산 집합(countable set)의 크기를
실수 전체는 그보다 큽니다(대각선 논법, diagonal argument). 얼마나 큰지 적으려면 부분집합(subset)을 세는 셈이 쓸모 있습니다. 원소가 셋인 집합 {1, 2, 3}의 부분집합은 원소마다 넣을지 말지를 정해 2 × 2 × 2 = 8개입니다. 원소가 n개면
그렇다면 둘 사이에 다른 크기가 있을까요? 자연수보다 크고 실수보다 작은 집합이 있을까요? 칸토어는 1878년 무렵 없다고 추측했습니다. 이것이 연속체 가설입니다. 실수 직선을 연속체(continuum)라고 부르기 때문에 붙은 이름입니다.
유한집합에서는 이 질문이 싱겁습니다. 원소가
같은 일을 자연수 전체
1880년대 칸토어와 스웨덴 수학자 이바르 벤딕손의 연구로, 실수 안의 닫힌 집합(closed set)은 가산이거나 실수 전체와 크기가 같다는 것이 알려졌습니다. 닫힌 집합은 가장자리 점까지 모두 품은 집합입니다. 정확히는 집합 안의 점들이 어떤 점에 한없이 다가가면 그 점도 반드시 집합 안에 있는 집합입니다. 구간
1900년 힐베르트는 파리 국제수학자대회에서 제시한 23개 문제의 첫째로 이 질문을 꼽았습니다.
오늘날 수학의 표준 공리 체계는 ZFC입니다. 체르멜로와 아브라함 프렝켈(독일 출신 이스라엘 수학자)의 공리(Z, F)에 선택공리(C)를 더한 것으로, 집합을 만드는 규칙을 모은 목록입니다. 괴델은 1940년에 책으로 낸 연구(1938년 발표)에서 ZFC에 연속체 가설을 더해도 모순이 생기지 않음을 보였습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ZFC의 공리를 모두 만족하는 집합들의 모음을 모형이라 하고, 여기서는 '세계'라 부르겠습니다. 괴델은 그런 세계 안에서, 앞서 만든 것들로 차례로 정의할 수 있는 집합만 모은 좁은 세계를 만들었습니다. 이 좁은 세계도 ZFC를 모두 만족하는데, 거기서는 연속체 가설이 참이었습니다. 1963년 미국의 폴 코언은 그 부정을 더해도 모순이 생기지 않음을 보였습니다. 둘 다 ZFC 자체에 모순이 없다는 전제 아래서입니다. 그러니 연속체 가설은 ZFC로 증명할 수도, 반증할 수도 없습니다(ZFC에 모순이 없다면).
코언이 쓴 방법은 강제법(forcing)으로, ZFC를 만족하는 세계에 새 집합을 조심스럽게 덧붙여 공리는 그대로 지키면서 다른 세계를 만드는 기술입니다. 이 방법으로는
공리로 증명도 반증도 할 수 없는 문장이 있다는 사실은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incompleteness theorem)가 이미 예고한 일이었습니다. 연속체 가설은 그런 문장의 가장 유명한 구체적인 예입니다. 흔히 '증명도 반증도 할 수 없다'를 '참도 거짓도 아니다'로 읽지만, 두 말은 다릅니다. 앞의 말은 ZFC라는 규칙 목록이 이 물음을 가르기에 모자란다는 뜻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연속체 가설은 정말 참도 거짓도 아닌가, 아니면 새 공리를 찾아 답해야 하는가를 두고는 지금도 의견이 갈립니다. 공리가 무엇을 보장하는지를 둘러싼 더 큰 논쟁은 수학 기초론 논쟁(debate on the foundations of mathematics)에서 이어집니다.
코언의 독립성 결과는 범주론(수학의 구조를 대상과 화살표로 다루는 틀)의 언어로도 다시 증명되었습니다. 1972년 마일스 티어니는 연속체 가설이 거짓인 수학의 세계를 층들로 지어 보였습니다. 층은 공간의 각 부분마다 집합을 하나씩 붙이되 겹치는 부분에서 서로 맞도록 붙여 둔 구조입니다. 이런 층들이 이루는 세계는 집합의 세계처럼 수학을 펼칠 수 있는 무대가 되는데, 이런 무대를 토포스(topos)라 합니다. 강제법으로 만든 모형도 이 틀로 읽을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곳.
- 사다리의 칸마다 익숙한 집합이 들어 있습니다. 대수적 수(algebraic number)는
칸에, 무리수(irrational number)와 복소평면(complex plane) 전체는 칸에 있습니다(평면도 직선과 크기가 같습니다). - 실수에서 실수로 가는 연속함수는 유리수(rational number)에서의 값만으로 정해지므로 그 전체도
입니다. 실수에서 실수로 가는 함수(function)를 아무것이나 모두 모으면 그림의 사다리에서 한 칸 위인 로 올라갑니다. 다만 그림에서 두 칸이 이웃해 있다고 해서 그 사이에 다른 크기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과 사이에 다른 크기가 있는지도 같은 종류의 물음(일반 연속체 가설)이고, ZFC에 모순이 없다면 역시 ZFC로는 결정되지 않습니다. - 크기와 길이는 다른 잣대입니다. 셀 수 있는 집합은 모두 길이로 재면 0, 다시 말해 측도 0(measure zero)이지만, 측도 0인 집합이 모두 셀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위의 칸토어 집합이 길이 0이면서 셀 수 없는 예입니다.
이 개념이 나오는 긴 글
이 개념을 언급하는 페이지
- 집합의 크기
… 대표 집합을 하나 정해 그것을 기수로 씁니다.) 자연수의 크기와 실수의 크기 사이에 다른 크기가 있는지는연속체 가설이라는 질문으로 남았습니다. 지금 표준으로 쓰는 집합론의 공리 체계 ZFC로는 이 질문에 답할 수 …
- 칸토어의 대각선 논법
… 없이 많습니다. 대각선 논법은 실수가 자연수보다 많다는 것만 알려 줍니다. 그 사이에 중간 크기가 있는지가연속체 가설의 질문입니다. 오늘날 수학의 표준 공리 체계를 ZFC라 하는데, ZFC가 모순이 없다면 그 공리로는 …
- 멱집합
… 그 사이에 다른 크기가 끼어 있을 수 있는지는 정해지지 않습니다. 자연수 집합과 그 멱집합 사이의 경우가연속체 가설이고, 표준 공리 체계 ZFC로는 증명도 반증도 할 수 없습니다. 부분집합이 '각 원소가 들어 있나'에 …
- 대수적 수와 초월수
… 대수적 수가 차지하는 \aleph_0 와 실수 전체의 2^{\aleph_0} 사이에 다른 크기가 있는지는연속체 가설의 질문이고, 크기를 비교하는 규칙은 집합의 크기에 있습니다.
- 러셀의 역설
… 할 수 없는 문장이 남아 있습니다. 자연수보다 크고 실수보다 작은 크기의 무한집합이 있느냐를 묻는연속체 가설이 대표적입니다.
-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
… 참인 식을 가려낼 수 있습니다. 실제 수학의 예로는 자연수보다 크고 실수보다 작은 크기의 무한집합은 없다는연속체 가설이 있습니다. 괴델(1940)과 미국 수학자 폴 코언(1963)의 결과를 합치면, ZFC에 모순이 없는 한 …
- 수 체계: 자연수에서 실수까지
… 실수 위에서 길이를 재는 일은 측도 0과 르베그 적분에서, 무한의 크기는 집합의 크기와연속체 가설에서 이어집니다. 복소수까지 넓히면 상수가 아닌 모든 다항식이 1차식의 곱으로 쪼개집니다. 정수 …
- 공리와 공준
… 때문입니다. 1938년 괴델과 1963년 폴 코언의 결과를 합치면, 선택공리는 나머지 공리(ZF)와,연속체 가설은 ZFC와 독립입니다. 받아들여도 부정해도 모순이 생기지 않습니다(ZF에 모순이 없다면). 평행선 공준과 …
- 수학 기초론 논쟁
… 독립을 어떻게 증명하는지는 공리와 공준에서 볼 수 있습니다. ZFC에서도 결정되지 않는 명제의 예는연속체 가설입니다. 참과 거짓의 계산은 불 대수로, 무한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는 무한을 다루는 법으로 …
- 기술 집합론
… 부분(완전 집합)이 들어 있어 크기가 반드시 실수 전체와 같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보렐 집합에 한해서는연속체 가설이 참인 것입니다. 그림자 하나가 만든 분야. 평면의 집합 B가 있을 때, 위에서 빛을 비춰 가로축에 …
- 토포스: 집합을 닮은 우주
… 있습니다. 그래서 토포스는 '가능한 수학 세계'를 비교하는 도구가 됩니다. 1963년 폴 코언은 강제법으로연속체 가설이 거짓인 집합론의 모형을 지어, 연속체 가설을 기존 공리로 증명할 수 없음을 보였습니다. 1972년 …
- 게임의 결정성
… 논법⟧과 자기 참조와 대각선의 한 예이고, 어떤 공리를 받아들일지의 논쟁은 수학 기초론 논쟁과연속체 가설의 독립성으로 이어집니다. 체스, ε–δ, 님, 최소최대 정리와 함께 이 이야기를 따라가려면 「이기는 쪽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