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델의 불완전성 정리(Gödel's incompleteness theorems)
자연수(natural number)의 덧셈과 곱셈에 관한 기본 사실을 증명할 수 있고 모순이 없는 형식 체계(증명이 맞는지를 기계가 검사할 수 있는 공리(axiom) 체계)에는 자연수에 대해 참이지만 그 체계 안에서 증명할 수 없는 문장이 있다. 또 페아노 산술(Peano arithmetic) 같은 그런 체계는 자기에게 모순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할 수 없다.
먼저 낱말 몇 개를 정해 둡시다. 형식 체계(formal system)는 출발점으로 받아들이는 문장인 공리들과, 이미 얻은 문장에서 새 문장을 끌어내는 추론 규칙(예를 들어 'A'와 'A이면 B'에서 'B'를 얻는 규칙)이 분명하게 정해져 있어서, 주어진 증명이 맞는지를 기계가 검사할 수 있는 체계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0, '다음 수', 덧셈, 곱셈에 관한 몇 가지 공리와 수학적 귀납법(mathematical induction)으로 자연수를 다루는 페아노 산술입니다(주세페 페아노의 이름을 땄습니다). 체계가 무모순(consistent)이라는 것은 어떤 문장과 그 부정을 함께 증명하는 일이 없다는 뜻입니다. 모든 문장에 대해 그 문장이나 그 부정 가운데 하나를 반드시 증명하는 체계는 완전하다고 합니다. 정리의 이름은 여기서 왔습니다.
1931년 쿠르트 괴델은 두 가지를 증명했습니다. 자연수의 덧셈과 곱셈에 관한 기본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무모순 형식 체계에는 참이지만 그 체계 안에서 증명할 수 없는 문장이 있다(제1 정리). 그리고 페아노 산술처럼 '증명할 수 있다'에 관한 기본 추론을 스스로 따라 할 수 있는 그런 체계는 자기 자신이 무모순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할 수 없다(제2 정리). 여기서 '참'은 실제 자연수 0, 1, 2, …에 대해 그 문장이 말하는 바가 성립한다는 뜻이고, '증명할 수 없다'는 그 체계의 공리에서 추론 규칙만으로는 끌어낼 수 없다는 뜻입니다. 흔히 '아무도 영원히 알 수 없는 진리가 있다'는 말로 옮기지만, 정리가 말하는 것은 어느 한 체계의 한계입니다. 괴델은 제1 정리를 1930년 9월 쾨니히스베르크 학회에서 처음 알렸습니다. 이 무렵 힐베르트는 수학 전체를 하나의 완전한 공리 체계에 담고, 그 체계에 모순이 없다는 것을 무한을 직접 다루지 않는 유한한 기호 조작만으로 증명하자는 계획을 내걸고 있었습니다. 수학의 바탕을 어떻게 세울지를 두고 벌어진 수학 기초론 논쟁(debate on the foundations of mathematics)에 대한 힐베르트의 답이었지만, 이 계획은 바란 모습 그대로는 이룰 수 없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열쇠는 식을 수로 바꾸는 괴델 수입니다. 기호마다 번호를 붙이고, 기호열의 j번째 기호 번호를 j번째 소수(prime number)의 지수로 올려 모두 곱합니다. 위의 기호를 누르면 식 끝에 붙고, 식의 기호를 누르면 지워집니다. 지금 식 “
소인수분해(prime factorization)가 오직 한 가지뿐이므로 수에서 기호열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수를 끌어 바꿔 보세요:
두 번째 열쇠는 자기 참조입니다. 괴델은 '번호가 ⌜G⌝인 문장은 증명할 수 없다'를 뜻하는 문장 G를 만들었습니다(⌜G⌝는 G의 괴델 수를 뜻합니다). 그 번호가 바로 G 자신의 번호입니다. 곧 G는 '나는 증명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문장이 어떻게 자기 번호를 품을 수 있을까요? 괴델은 '식의 빈자리에 그 식 자신의 번호를 넣은 식의 번호'를 계산하는 연산을 산술로 적고, 이 연산을 자기 자신에게 한 번 적용하는 방법으로 이런 문장을 만들었습니다. 오늘날 대각선 보조정리라 부르는 방법입니다. 가정을 눌러 바꿔 가며 따라가 보세요. 가정:
G가 증명된다면, 그 증명이 실제로 있으니 체계는 'G는 증명할 수 있다', 곧
'참이지만 증명할 수 없다'는 늘 특정 체계에 대한 말입니다. G를 공리로 더하면 새 체계에는 새 G′이 생깁니다. 모든 명제가 이렇게 곤란한 것도 아닙니다. 불 대수(Boolean algebra)로 다루는 명제 논리(propositional logic)는 진리표(truth table)로 모든 참인 식을 가려낼 수 있습니다. 실제 수학의 예로는 자연수보다 크고 실수(real number)보다 작은 크기의 무한집합은 없다는 연속체 가설(continuum hypothesis)이 있습니다. 괴델(1940)과 미국 수학자 폴 코언(1963)의 결과를 합치면, ZFC에 모순이 없는 한 이 가설은 오늘날 수학의 표준 바탕인 집합론(set theory) 공리 체계 ZFC에서 증명도 반증도 할 수 없습니다.
이어지는 곳. 1936년 튜링은 정지 문제(halting problem)를 풀 수 없음을 보였는데, 이것에서도 불완전성이 나옵니다. 참인 산술 문장을 모두, 그리고 참인 것만 증명하는 형식 체계가 있다고 해 봅시다. 그러면 증명을 차례로 늘어놓다 보면 프로그램이 멈춘다는 증명이나 멈추지 않는다는 증명 가운데 하나가 반드시 나오고, 그것으로 정지 문제를 풀 수 있게 되어 모순입니다. '형식 체계'의 정의에 쓰인 '기계가 검사할 수 있다'는 말은 '튜링 기계(Turing machine)로 검사할 수 있다'로 정확히 읽는데, 그렇게 읽어도 된다는 근거가 처치–튜링 논제(Church–Turing thesis)입니다. 페아노 산술의 공리 가운데 '모든 자연수에 대해'를 증명하게 해 주는 것이 수학적 귀납법인데, 불완전성은 이 강력한 공리가 있어도 피할 수 없습니다. 괴델의 문장은 일부러 지어낸 것이지만, 1977년 영국 수학자 제프 파리스와 미국 수학자 레오 해링턴은 자연스러운 수학 명제에서도 불완전성이 나타남을 보였습니다. 램지 이론(Ramsey theory)의 유한 램지 정리는 '원소(element)가 충분히 많은 집합(set)에서 원소 몇 개짜리 모임마다 색을 칠하면, 어떻게 칠해도 그 안의 모임이 모두 같은 색인 큰 부분집합(subset)이 생긴다'는 정리입니다. 여기에 '그 부분집합의 원소 개수가 그 안의 가장 작은 원소보다 크다'는 조건을 덧붙인 명제는 페아노 산술에서는 증명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참임을 아는 까닭은 더 강한 체계(예: ZFC)에서는 증명되기 때문입니다.
이 개념이 나오는 긴 글
이 개념을 언급하는 페이지
- 칸토어의 대각선 논법
… 낳는 러셀의 역설도, "이 문장은 증명할 수 없다"고 스스로에 대해 말하는 문장을 만드는 괴델의불완전성 정리도 모두 이 모양입니다. 더 알고 싶다면. 1969년 윌리엄 로베어는 이 논법들이 모두 같은 모양이라는 …
- 소인수분해
… 이렇게 수식에 붙인 번호를 괴델 수라 합니다. 수식에 관한 말을 자연수에 관한 말로 바꾸는 이 장치가불완전성 정리의 출발점입니다.
- 연속체 가설
… 인 세계도 만들 수 있습니다. 공리로 증명도 반증도 할 수 없는 문장이 있다는 사실은 괴델의불완전성 정리가 이미 예고한 일이었습니다. 연속체 가설은 그런 문장의 가장 유명한 구체적인 예입니다. 흔히 '증명도 …
- 4색 정리
… 규칙대로 확인할 수 있는 기호의 나열로 보는 관점, 그리고 그렇게 본 증명이 할 수 없는 일은 괴델의불완전성 정리가 다룹니다.
- 불 대수
… 사정이 다릅니다. 참인 문장을 모두, 그리고 참인 문장만 증명해 내는 기계적인 체계는 없습니다. 이것이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입니다.
- 러셀의 역설
… 됩니다. 이어지는 곳.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하는 구조는 20세기 논리학의 큰 결과마다 다시 나타납니다.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에서는 '나는 증명할 수 없다'는 문장이, 정지 문제에서는 자기 코드를 입력받으면 반대로 행동하는 …
- 튜링 기계
… '증명할 수 없는 참'이 있음을 보였다면 튜링은 '기계적으로 판정할 수 없는 문제'가 있음을 보인 것이라,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와 짝을 이루는 결과입니다. 튜링 기계는 '알고리즘'이라는 말에 정확한 뜻을 준 모형 가운데 가장 …
- 정지 문제
… 산술 문장을 모두, 그리고 참인 것만 증명하는 형식 체계가 있다면 정지 문제를 풀 수 있으므로, 여기서불완전성 정리도 다시 얻어집니다. 판정할 수 없다는 것이 막연한 말이 아님을 보여 주는 예가 있습니다. 4 이상의 …
- 람다 계산
… 보조기⟧)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그런 도구가 다루는 형식 증명으로도 넘을 수 없는 한계를 말해 주는 것이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입니다.
- 처치–튜링 논제
… 모든 과정을 튜링 기계로 흉내 낼 수 있는가를 묻는 '물리적 처치–튜링 논제'도 있습니다. 괴델의불완전성 정리가 말하는 '형식 체계'도 증명을 기계가 확인할 수 있는 체계, 곧 이 논제가 말하는 뜻의 기계적인 …
- 수학적 귀납법
… 귀납법까지 갖춘 그 안에서도 증명할 수 없는 참인 명제가 있습니다. 이것이 1931년 괴델이 보인불완전성 정리입니다. 범주론으로 적으면(여기서는 자연수를 0부터 셉니다) 귀납법은 (ℕ, 0, S)가 함자 …
- 램지 이론
… 참이지만, 수학적 귀납법을 핵심으로 하는 자연수의 공리계(페아노 산술) 안에서는 증명할 수 없습니다.괴델의 불완전성 정리가 말하는 '참이지만 증명할 수 없는 명제'가 논리학의 인공적인 문장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조합론 명제로 …
- 콜모고로프 복잡도
… 보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지만, 어떤 프로그램이 끝내 멈출지 알 수 없습니다. 차이틴은 같은 논증으로불완전성 정리의 한 판을 얻었습니다. 산수를 담을 만큼 강하고, 증명을 기계가 검사할 수 있는 무모순 형식 체계에는 …
- 공리와 공준
… 산술을 담는 이런 체계에 모순이 없다면 그 사실을 체계 안에서 스스로 증명할 수는 없음을 보였습니다(불완전성 정리). 공리의 방법은 기하와 수 너머로 퍼졌습니다. 1933년 콜모고로프는 확률을 공리 세 개 위에 …
- 수학 기초론 논쟁
… 1930년 9월 쾨니히스베르크의 학회에서 스물네 살의 쿠르트 괴델이 짧게 알리고 1931년 논문으로 낸불완전성 정리입니다. 자연수의 덧셈과 곱셈을 담고, 무엇이 공리인지 기계적으로 가릴 수 있는 무모순 형식 체계에는 …
- 고정점
… 브라우어르 정리를 넓힌 고정점 정리를 썼습니다. 논리에서는 괴델의 '나는 증명할 수 없다'는 문장(불완전성 정리)이 '증명할 수 없다'는 성질의 고정점을 만드는 대각선 보조정리로 얻어지고, 람다 계산의 Y 조합자는 …
- 기술 집합론
… 보였습니다. 이 물음들은 (ZFC에 모순이 없다면) ZFC만으로는 증명도 반증도 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처럼 공리 체계의 한계를 보여 주지만, 이 경우는 공리를 모두 만족하는 모형을 직접 지어 보이는 방법으로 …
- 타입 이론
… 일은 증명 보조기에서 일어납니다. 다만 산술을 담을 만큼 강하고 모순이 없는 형식 체계라면 무엇이든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의 한계를 받으며, 타입 이론도 예외가 아닙니다. 하위 타입과 변성은 하위 타입과 변성에서, 자원을 …
- 커리–하워드 대응
… 증명을 기계적으로 검사할 수 있게 된다고 해서 모든 참을 증명할 수 있게 되지는 않는다는 한계는괴델의 불완전성 정리가 말해 줍니다. 가정을 버리거나 복사하는 규칙을 뺀 선형 람다 항과 증명의 대응은 선형 논리에서, …
- 다형성과 시스템 F
… 역설이 타입 이론에서 다시 나타난 것입니다. 시스템 F의 강정규화는 2차 산술의 무모순성을 함축하므로,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에 따라 2차 산술 안에서는 증명할 수 없습니다. 타입 변수에 상한을 두는 한정 양화 \forall …
- 의존 타입
… 정지 문제 때문에 보수적으로만 검사할 수 있고, 이런 체계가 스스로의 무모순성을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은괴델의 불완전성 정리가 말해 줍니다. 명세를 타입에 적는 대신 프로그램 옆에 전조건과 후조건을 적어 증명하는 길은 ⟦호어 …
- 증명 보조기
… 검사는 그것을 잡지 못합니다. 커널이나 하드웨어의 결함도 드물지만 실제로 발견되어 고쳐진 적이 있습니다.괴델의 불완전성 정리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증명 보조기의 논리처럼 산술을 담을 만큼 강한 체계는, 모순이 없다면 참이지만 체계 …
- 데카르트 닫힌 범주
… 부분집합 전체로 가는 전사는 없습니다. 칸토어의 대각선 논법입니다. 러셀의 역설, 정지 문제,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의 논증도 같은 틀의 변형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타입이 없는 람다 계산에서는 모든 항이 함수이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