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홀(Philip Hall)
유한군(finite group)의 구조 이론을 일군 케임브리지의 대수학자. 곁가지로 증명한 홀의 정리(결혼 정리)로 조합론(combinatorics)과 그래프 이론(graph theory)에 이름을 남겼다.
필립 홀은 1904년 런던에서 태어나 크라이스트 호스피털 학교를 거쳐 1922년 케임브리지 킹스 칼리지에 들어갔습니다. 당시 케임브리지 수학의 중심은 하디와 리틀우드의 해석학(mathematical analysis)이었고, 대수학, 특히 군론(group theory)은 영국에서 수학자 윌리엄 번사이드가 거의 혼자 일구어 온 분야였습니다. 홀은 번사이드의 책을 읽고 이 분야에 들어서서, 1927년 킹스 칼리지의 펠로가 된 뒤 평생 케임브리지에서 군론을 연구했습니다. 도형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회전(rotation)과 뒤집기처럼, 서로 합치고 되돌릴 수 있는 조작들의 모임을 군이라고 합니다. 카드 섞기의 순열(permutation)들이나 나머지 셈의 덧셈도 군입니다.
나이
그가 펠로가 된 무렵의 킹스 칼리지는 케임브리지에서도 유난히 자유로운 곳이었습니다. 경제학자 케인스가 칼리지의 재정을 맡고 있었고, 몇 해 먼저 펠로가 된 램지가 수학을 지도했으며, 1930년대에는 학부생 튜링이 이곳에서 공부해 1935년 펠로가 되었습니다. 영국의 수학은 오랫동안 해석학과 응용수학에 치우쳐 있었고, 대륙에서 한창 자라던 추상대수학은 영국에서 거의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홀은 스스로 길을 내야 했습니다. 번사이드는 케임브리지가 아니라 그리니치의 왕립 해군 대학에서 평생 가르친 사람이었고, 그가 1927년 세상을 떠난 뒤 영국에서 유한군을 진지하게 연구하는 사람은 한동안 홀이 거의 유일했습니다. 조용하고 수줍은 성격에 폭넓은 독서로 알려진 그는 평생 결혼하지 않았습니다.
유한군을 이해하는 첫 단서는 원소(element)의 개수, 곧 군의 차수입니다. 군 안에서 그 자체로 군을 이루는 부분을 부분군(subgroup)이라 합니다. 1872년 노르웨이의 수학자 루드비그 쉴로의 정리는 차수를 소인수분해(prime factorization)했을 때 차수를 나누는 소수(prime number) 거듭제곱
그의 이름이 수학 전체에 알려진 것은 오히려 곁가지 덕분이었습니다. 1935년의 짧은 논문 「부분집합(subset)들의 대표에 관하여」는 집합(set)이 여러 개 있을 때 집합마다 원소 하나씩을 서로 겹치지 않게 대표로 뽑을 수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사람들과 저마다 원하는 일들로 바꾸어 말하면, 모두에게 서로 다른 일을 줄 수 있느냐는 물음입니다. 어떤 사람들의 무리
정작 홀 자신은 이 정리를 군론의 도구로 쓰려고 증명했습니다. 부분군 H가 있으면 군의 원소 g마다 gH(g 뒤에 H의 원소를 붙인 것들의 묶음)와 Hg라는 묶음이 생겨, 군 전체가 왼쪽 잉여류(coset) gH들로도, 오른쪽 잉여류 Hg들로도 겹침 없이 나뉩니다. 이 두 분할이 있을 때, 두 분할에 동시에 대표가 되는 원소들을 고를 수 있다는 결과가 그 논문의 목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곁가지는 그의 군론보다 훨씬 멀리 갔습니다. 각 행과 열에 기호가 한 번씩만 나오는 라틴 방진(Latin square)을 몇 줄 이미 채웠다면 나머지 줄도 반드시 채울 수 있다는 것, 모든 사람이 같은 수의 일을 원하고 모든 일이 같은 수의 사람에게 원해질 때 늘 완전한 배정이 있다는 것이 이 정리에서 바로 나옵니다. 전쟁 뒤 일차식 조건 아래 일차식 목표를 최대로 만드는 선형 계획법(linear programming)이 생기자 쾨니그의 정리(Kőnig's theorem)와 홀의 정리는 최대화 문제와 짝이 되는 최소화 문제의 답이 같다는 쌍대성(duality)의 특별한 경우로 다시 읽혔고, 오늘날에는 학교 배정과 신장 교환(kidney exchange)처럼 사람과 자리를 짝짓는 제도를 설계하는 알고리즘(algorithm)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이듬해의 논문에서 그는 한 군을 원소 몇 개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방법의 수를 세었습니다. 부분군들이 이루는 포함 관계 위에서 겹쳐 센 것을 빼고 더하는 뫼비우스 반전(Möbius inversion)을 썼는데, 이것은 포함배제의 원리를 일반적인 순서 구조로 넓힌 것입니다. 원소 n개로 된 가장 단순한 순환군(cyclic group), 곧 시계의 12시간처럼 한 원소를 거듭해 모든 원소가 나오는 군에서 원소 하나로 군 전체를 만드는 방법의 수는 오일러 피 함수(Euler's totient function)
2차 세계대전 중에는 블레츨리 파크에서 암호 해독에 참여했습니다. 군론은 이 일과 뜻밖에 가까웠습니다. 에니그마(Enigma) 기계의 회전자는 알파벳 26자를 뒤섞는 순열이고, 1932년 폴란드의 마리안 레예프스키는 두 순열이 서로 켤레이면 같은 순환 구조(cycle type)를 갖는다는 군론의 정리를 써서 에니그마의 배선을 알아냈습니다. 1939년 여름 폴란드가 그 성과를 영국과 프랑스에 넘긴 뒤, 블레츨리는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의 수학자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홀은 에니그마보다는 주로 이탈리아와 일본의 암호를 다루는 부서에서 일했다고 전하지만, 전쟁 중의 일이 대부분 기밀로 묶여 있어 자세한 내용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1942년 영국 왕립학회 회원이 되었고, 1953년 케임브리지의 새들레리언 교수가 되었습니다. 1950년대에는 무한군으로 관심을 넓혔고, 1956년 수학자 그레이엄 힉먼과 함께 쓴 논문은 원소 유한 개로 만들어지고 모든 원소가 정해진 횟수만큼 거듭하면 제자리로 돌아오는 군이 반드시 유한한지를 묻는 번사이드 문제(Burnside problem)의 연구에서 고전이 되었습니다. 그가 다듬은 가해군과 소수 거듭제곱 차수 군의 이론은 20세기 후반 유한 단순군(finite simple group) 분류라는 거대한 사업의 바탕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단순군은 더 작은 군들로 쪼갤 수 없는 군으로, 모든 유한군을 이루는 벽돌이라는 점에서 수의 소수와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 1967년 은퇴했고 1982년 케임브리지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사업의 첫 돌파구는 1963년 미국의 월터 파이트와 존 톰프슨이 255쪽에 걸쳐 증명한 정리, 곧 차수가 홀수인 유한군은 모두 가해군이라는 정리였습니다. 이 증명의 곳곳에서 홀이 정의한 부분군들과 1956년 홀–힉먼 논문의 방법이 핵심 도구로 쓰였습니다. 그 뒤 수백 명의 수학자가 수십 년에 걸쳐 쓴 수만 쪽의 논문이 모든 유한 단순군의 목록을 완성했고, 가장 큰 예외인 '괴물 군'은 뜻밖에 모듈러 함수와 끈 이론으로 이어졌습니다.
번사이드 문제의 이야기도 길게 이어졌습니다. 1964년 소련의 수학자 예브게니 골로드와 이고리 샤파레비치는 거듭하면 언젠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원소들로만 된 무한군이 있음을 보였고, 1968년 수학자 표트르 노비코프와 세르게이 아댠은 돌아오는 횟수를 정해 두어도 그 수가 충분히 큰 홀수이면 무한군이 생긴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반면 유한한 것들만 놓고 묻는 '제한된' 번사이드 문제는 홀–힉먼 논문이 소수 거듭제곱의 경우로 줄여 놓았고, 1989–1991년 예핌 젤마노프가 그 마지막 조각을 풀어 1994년 필즈상(Fields Medal)을 받았습니다.
홀은 논문을 많이 쓰지 않았지만 하나하나가 한 분야의 기초(basics)가 되었고, 그의 세미나와 강의에서 자란 영국의 다음 세대 대수학자들이 이 흐름을 이어 갔습니다. 대칭을 군으로 셈하는 그의 수학은 대칭과 불변량(invariant)이라는 오래된 생각이 20세기에 도달한 가장 깊은 곳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어지는 곳. 짝짓기의 조건과 그 증명은 홀의 정리에서, 짝마다 좋아하는 순서가 있어 아무도 짝을 바꾸고 싶어 하지 않게 맺어야 하는 문제는 안정 매칭(stable matching)에서, 선마다 흐를 수 있는 양이 정해진 관망으로 넓힌 문제는 최대 흐름 최소 절단 정리에서 이어집니다. 대상이 충분히 크면 원하는 구조가 반드시 있다는 같은 꼴의 정리가 램지 이론(Ramsey theory)에도 있습니다. 순환군의 원소를 세는 차수와 나머지의 산술은 모듈러 연산(modular arithmetic)과, 그가 군의 오일러 함수로 넓힌 오일러 피 함수에서 이어집니다.
연표.
- 1922년 케임브리지 킹스 칼리지에 들어가다
- 1927년 킹스 칼리지의 펠로로 뽑히다
- 1928년 가해군에서 쉴로 정리(Sylow theorems)를 넓힌 논문을 내다
- 1933년 소수 거듭제곱 차수의 군에 관한 긴 논문을 내다
- 1935년 「부분집합들의 대표에 관하여」에서 홀의 정리를 증명하다
- 1936년 군의 오일러 함수를 뫼비우스 반전으로 계산하다
- 1942년 영국 왕립학회 회원이 되다
- 1953년 케임브리지의 새들레리언 교수가 되다
- 1956년 힉먼과 번사이드 문제에 관한 논문을 내다
- 1961년 왕립학회의 실베스터 메달을 받다
- 1965년 런던 수학회의 드모르간 메달을 받다
- 1967년 은퇴하다
이 인물이 나오는 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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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의 정리
… 합니다. 세 사람이 두 일만 원한다면 비둘기집 원리에 따라 둘이 같은 일을 맡아야 하니까요. 1935년필립 홀은 이 당연한 조건이 모든 S에 대해 성립하기만 하면 충분하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보기: . 사람 하나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