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개념 지도
인물

해럴드 쿤(Harold W. Kuhn)

배정 문제⁠(assignment problem)⁠를 푸는 헝가리안 방법⁠(Hungarian method)⁠, 부등식 제약이 있는 최적화⁠(optimization)⁠의 쿤–터커 조건⁠(Kuhn–Tucker conditions)⁠, 정보가 가려진 게임을 나무로 적는 확장형 게임⁠(extensive-form game)⁠의 이론을 남기고, 잊힌 선구자들을 찾아내 세상에 알린 미국 수학자.

∇f(x∗)=∑iλi∇gi(x∗),λi≥0,λi gi(x∗)=0\nabla f(x^*) = \sum_i \lambda_i \nabla g_i(x^*), \quad \lambda_i \ge 0, \quad \lambda_i\, g_i(x^*) = 0

해럴드 쿤은 1925년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가 수학자가 된 1940년대 말 미국에서는 전쟁이 남긴 물음 하나가 수학의 새 분야들을 낳고 있었습니다. 한정된 비행기와 연료와 사람을 어떻게 나누어야 가장 좋은가. 1944년 폰 노이만과 경제학자 모르겐슈테른은 『게임 이론⁠(game theory)⁠과 경제 행동』으로 이해가 엇갈리는 사람들의 선택을 수학으로 다루기 시작했고, 1947년 공군의 단치히는 선형 계획법⁠(linear programming)⁠과 그것을 푸는 단체법⁠(simplex method)⁠을 만들었습니다. 해군 연구청(ONR) 같은 군의 연구 기관이 이런 수학에 연구비를 대던 시절, 프린스턴의 작은 연구 모임에서 쿤은 이 두 분야를 최적화의 한 이론으로 묶는 일을 거들었습니다.

굵은 막대가 이 사람의 생애이고, 흰검은 점은 페이지 끝 연표에 적은 일들입니다. 가는 막대는 같은 시대를 산 이 위키의 인물들입니다. 나이를 끌어 보세요.

나이 세 ·

그는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공부하다 2차 세계대전 중 육군에 들어갔고, 군은 그에게 일본어를 가르쳐 통역 요원으로 길렀습니다. 새 언어를 문법책과 사전으로 익히는 일에 이때 익숙해진 셈인데, 이 경험은 뒤에 뜻밖의 곳에서 쓰입니다. 1947년 졸업한 뒤 프린스턴 대학원에 들어가 위상수학자 랠프 폭스의 지도로 군을 연구해 1950년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생성원과 관계로 주어진 군에서 부분군⁠(subgroup)⁠들이 어떤 모양인지를 다루는 순수한 대수학이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그의 진로를 바꾼 일이 일어났습니다. 1948년 봄 단치히가 폰 노이만을 만나러 프린스턴에 왔고, 수학과의 앨버트 터커가 그를 기차역까지 태워 주며 선형 계획법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합니다. 곧 터커는 해군 연구청의 지원을 받아 선형 계획법과 게임 이론의 관계를 연구하는 모임을 꾸렸고, 대학원생 데이비드 게일과 쿤이 첫 연구원이 되었습니다. 1951년 세 사람은 선형 계획의 쌍대성⁠(duality)⁠ 정리를 증명했습니다. 빵과 과자를 구워 이윤을 가장 크게 하려는 제과점이 있다고 합시다. 밀가루와 설탕은 정해진 양만 있습니다. 이제 한 상인이 그 밀가루와 설탕을 통째로 사들이려 하는데, 제과점이 거절하지 못하도록 빵 하나, 과자 하나를 만드는 데 드는 재료의 값이 그 제품의 이윤보다 적지 않게 값을 매기되 전체 지불액은 가장 작게 하려 합니다. 두 문제 모두 조건을 만족하는 답이 하나라도 있으면, 제과점의 최대 이윤과 상인의 최소 지불액은 언제나 같다는 것이 쌍대성입니다. 게일, 쿤, 터커는 두 사람이 서로 상대의 몫을 빼앗는 영합 게임⁠(zero-sum game)⁠의 최소최대 정리⁠(minimax theorem)⁠가 바로 이 쌍대성과 같은 내용임을 보였습니다(쌍대성).

같은 무렵 쿤은 게임을 적는 방법 자체를 새로 세웠습니다. 폰 노이만과 모르겐슈테른은 게임을 갈래 길이 뻗어 나가는 나무로 그렸는데, 포커처럼 상대의 패가 가려진 게임을 나무로 적으려면 '나는 지금 이 갈래들 가운데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것을 나타내야 합니다. 쿤은 한 사람이 서로 구별하지 못하는 자리들을 한데 묶은 것을 '정보 집합⁠(information set)⁠'이라 부르고, 1950년과 1953년 논문에서 임의의 나무 위에서 이 개념을 다듬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의 확장형 게임입니다. 그의 정리에 따르면, 자기가 전에 알았던 것과 한 일을 잊지 않는 사람(완전 회상⁠, perfect recall⁠)에게는 게임 전체의 작전표를 통째로 제비뽑는 전략과, 정보 집합에 이를 때마다 그 자리에서 따로 주사위를 던지는 훨씬 단순한 전략이 똑같은 결과를 냅니다. 또 정보가 모두 드러난 유한 게임에는 확률⁠(probability)⁠을 섞을 필요 없는 균형 전략이 늘 있다는 것도 보였는데, 체르멜로가 1913년 체스를 두고 보인 사실을 넓힌 것입니다.

그는 이론을 시험할 작은 게임도 만들었습니다. 오늘날 '쿤 포커'라 불리는 이 게임에는 카드가 J, Q, K 세 장뿐이고, 두 사람이 한 장씩 받아 한 번만 걸기를 주고받습니다. 쿤은 이 게임을 끝까지 풀어, 균형에서 먼저 두는 사람이 가장 약한 J를 들고도 정해진 비율로 허세를 부려야 하며 그래도 한 판에 평균⁠(mean)⁠ 1/18만큼 잃는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허세가 속임수가 아니라 계산된 최선의 일부라는, 폰 노이만이 강조한 점을 손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예였습니다. 쿤 포커는 지금도 불완전 정보 게임을 푸는 알고리즘⁠(algorithm)⁠의 첫 시험 문제로 쓰입니다.

1951년 쿤과 터커는 「비선형 계획」에서 부등식 제약 아래의 최적화 조건을 내놓았습니다. 등식 제약 아래의 최댓값에서는 라그랑주가 보였듯 목적 함수⁠(function)⁠의 기울기⁠(slope)⁠가 제약 함수들의 기울기의 일차 결합이 됩니다. 울타리가 둘러진 땅에서 가장 높은 곳을 찾는다고 해 봅시다. 가장 높은 곳은 땅 한가운데의 봉우리이거나(그곳에서는 기울기가 0입니다) 울타리 위의 한 점인데, 울타리 위라면 오르막 방향이 울타리 바깥을 곧장 가리켜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울타리를 따라 더 오를 수 있으니까요. 위의 식이 이 말을 옮긴 것입니다. 제약 gi(x)≤0g_i(x) \le 0마다 수 λi\lambda_i가 붙는데, 울타리는 밀어낼 뿐 끌어당기지 않으므로 λi≥0\lambda_i \ge 0이고, 닿지 않은 울타리는 아무 역할이 없으므로 λigi=0\lambda_i g_i = 0입니다. 이것은 가장 높은 곳이 반드시 만족해야 하는 조건(필요조건⁠, necessary condition⁠)이고, 울타리가 뾰족하게 꺾이는 점 같은 예외를 막는 가벼운 가정이 필요합니다. 거꾸로 이 조건을 만족한다고 가장 높은 곳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땅의 모양이 볼록한 경우(목적 함수가 오목하고 제약 함수들이 볼록할 때)에는 충분조건⁠(sufficient condition)⁠도 됩니다. 뒤에 알고 보니 시카고 대학의 윌리엄 카루시가 1939년 석사 논문에서 같은 조건을 얻어 두었고, 1970년대에 쿤이 이 사실을 널리 알리면서 오늘날에는 카루시–쿤–터커(KKT) 조건이라 부릅니다(라그랑주 승수법). 이 조건은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의 서포트 벡터 머신⁠(support vector machine)⁠부터 경제학의 소비자 이론까지 제약 있는 최적화가 있는 곳마다 쓰입니다.

1952년 필라델피아 근교의 브린마 칼리지로 옮긴 쿤은 배정 문제를 붙들었습니다. 일꾼 nn명과 일 nn가지가 있고, 누가 어떤 일을 하면 드는 비용이 표로 주어져 있습니다. 행마다, 열마다 칸을 하나씩 골라 비용의 합을 가장 작게 하는 문제인데, 고르는 방법은 n!n!가지라 스무 명이면 2×1018가지가 넘습니다. 그는 쾨니그 데네시의 1936년 책에서, 수가 적힌 행렬⁠(matrix)⁠로 쾨니그의 정리⁠(Kőnig's theorem)⁠를 넓힌 에게르바리 예뇌의 1931년 논문을 알게 되었습니다. 논문은 헝가리어였습니다. 쿤의 회고에 따르면 그는 1953년 헝가리어 문법책과 큰 사전을 들고 스스로 헝가리어를 익혀 이 논문을 번역했습니다.

거기서 얻은 방법은 이렇습니다. 어느 배정이든 각 행과 각 열에서 칸을 정확히 하나씩 쓰므로, 한 행 전체에서 같은 수를 빼도 어떤 배정이 가장 좋은지는 바뀌지 않습니다. 그래서 모든 수가 0 이상으로 남도록 행과 열에서 수를 빼 0을 만들어 갑니다. 서로 다른 행과 열에 있는 0을 nn개 고를 수 있으면, 그 배정의 비용은 0이고 음수는 없으니 그것이 가장 좋은 배정입니다. 고를 수 있는지는 쾨니그의 정리가 알려 줍니다. 서로 다른 행과 열에서 고를 수 있는 0의 최대 개수는 모든 0을 덮는 데 필요한 가로줄과 세로줄의 최소 개수와 같습니다(홀의 결혼 정리). 줄이 nn개보다 적게 필요하면, 덮이지 않은 수 가운데 가장 작은 것만큼 다시 조정해 새 0을 만들고 되풀이합니다. 쿤은 1955년 해군 연구청의 학술지에 이것을 발표하며 두 헝가리 수학자를 기려 헝가리안 방법이라 불렀습니다. 행과 열에서 뺀 수들은 선형 계획의 쌍대 문제⁠(dual problem)⁠의 답, 곧 일꾼과 일에 매긴 '가격'이 됩니다. 1957년 제임스 멍크리스는 이 방법이 nn의 다항식⁠(polynomial)⁠만큼의 걸음 안에 끝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점근 표기법⁠(asymptotic notation)⁠).

이야기에는 뒤늦은 반전이 있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리비에가 야코비의 유고에서 사실상 헝가리안 방법과 같은 절차를 찾아냈습니다. 1851년 세상을 떠난 야코비의 라틴어 글이 1890년에 출판되었던 것입니다. 쿤은 말년에 강연으로 이 발견을 직접 알렸습니다. 에게르바리, 카루시, 야코비까지, 쿤은 자기 이름이 붙은 결과의 앞사람들을 스스로 찾아 세상에 알리는 일을 여러 번 했습니다. 1968년에는 브라우어르의 고정점⁠(fixed point)⁠을 실제로 계산하는 방법도 내놓았습니다. 삼각형을 작은 삼각형들로 쪼개고 꼭짓점⁠(vertex)⁠마다 규칙에 따라 1, 2, 3의 딱지를 붙이면 세 딱지를 모두 가진 작은 삼각형이 반드시 있다는 슈페르너의 보조정리⁠(lemma)⁠를, 문을 따라 방에서 방으로 걸어가 그런 삼각형을 찾아내는 절차로 바꾼 것입니다. 그 삼각형이 고정점의 근삿값입니다.

1959년 쿤은 프린스턴으로 돌아와 1995년 은퇴할 때까지 수학과와 경제학과에서 가르쳤습니다. 대학원 시절 동료였던 존 내시가 오랜 정신 질환을 앓는 동안 곁을 지켰고, 1994년 내시가 노벨 경제학상을 받을 때 그 업적을 기리는 노벨 세미나를 이끌었습니다. 2002년에는 내시의 논문을 모은 책을 실비아 네이사와 함께 엮었습니다. 1950년대에 터커와 함께 엮은 『게임 이론에 대한 기여』 연작에는 섀플리의 섀플리 값⁠(Shapley value)⁠을 비롯한 초기 게임 이론의 고전들이 실렸습니다. 1980년 게일, 터커와 함께 존 폰 노이만 이론상을 받았고, 2014년 뉴욕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헝가리안 방법은 지금도 영상 속 물체를 프레임마다 짝지어 추적하는 일부터 택시 배차까지 쓰이고, 확장형 게임의 틀은 2010년대 사람을 이긴 포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들이 계산한 게임 나무의 언어입니다.

이어지는 곳. 배정 문제는 그래프의 매칭⁠(matching)⁠ 문제이고, 그 뿌리는 홀의 결혼 정리와 필립 홀에 있습니다. 같은 매칭의 세계에서 선호가 있는 짝짓기를 다룬 것이 게일과 섀플리의 안정 매칭⁠(stable matching)⁠이고, 네트워크로 무엇을 얼마나 보낼지는 최대 흐름 최소 절단 정리⁠(max-flow min-cut theorem)⁠가 다룹니다. 배정 문제를 흙더미 옮기기로 넓히면 칸토로비치의 최적 수송⁠(optimal transport)⁠이 되고, 쿤–터커 조건의 계산은 경사 하강법⁠(gradient descent)⁠과 뉴턴 방법⁠(Newton's method)⁠ 같은 반복법으로 이어집니다. 최적화 전체의 큰 그림은 가장 좋은 것 고르기에 있습니다.

관계.

가운데가 이 사람, 둘레가 이어진 인물들입니다. 선의 색은 관계의 종류(초록 스승·제자, 파랑 함께 연구, 보라 편지, 빨강 논쟁, 주황 영향)이고, 다른 인물의 페이지에 적힌 관계도 함께 모았습니다.

  • 영향을 받음 쾨니그 데네시 — 쾨니그의 1936년 그래프 이론⁠(graph theory)⁠ 책에서 매칭의 정리와 에게르바리의 논문을 알게 되었고, 두 사람의 생각으로 만든 배정 알고리즘에 '헝가리안 방법'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 영향을 받음 조지 댄치그 — 1948년 단치히가 프린스턴을 찾아와 선형 계획법을 설명한 것을 계기로 터커의 연구 모임이 꾸려졌고, 쿤은 게일과 함께 그 첫 대학원생 연구원이 되었습니다.
  • 영향을 받음 존 폰 노이만 — 폰 노이만과 모르겐슈테른의 1944년 책이 게임을 나무로 적은 방식을 쿤이 일반화해, 가려진 정보를 '정보 집합'으로 다루는 오늘날의 확장형 게임 이론을 세웠습니다.
  • 함께 연구 데이비드 게일 — 1951년 게일, 터커와 함께 선형 계획의 쌍대성 정리를 증명하고 그것이 두 사람 영합 게임의 최소최대 정리와 같은 내용임을 보였습니다.
  • 영향을 받음 에른스트 체르멜로 — 체르멜로가 1913년 체스를 두고 보인 사실을 넓혀, 정보가 모두 드러난 유한 게임에는 언제나 확률을 섞지 않는 균형 전략이 있다는 것을 1953년 논문에서 증명했습니다.

연표.

  • 1947년 군 복무를 마치고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을 졸업하다
  • 1948년 프린스턴에서 터커의 게임 이론·선형 계획 연구 모임에 들어가다
  • 1950년 군론⁠(group theory)⁠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고, 확장형 게임에 관한 첫 논문을 내다
  • 1951년 게일, 터커와 선형 계획의 쌍대성을 증명하고, 터커와 「비선형 계획」을 발표하다
  • 1952년 필라델피아 근교의 브린마 칼리지로 옮기다
  • 1953년 헝가리어를 스스로 익혀 에게르바리의 1931년 논문을 번역하다
  • 1955년 「배정 문제를 위한 헝가리안 방법」을 발표하다
  • 1959년 프린스턴 대학의 수학과와 경제학과 교수가 되다
  • 1968년 브라우어르 고정점을 계산하는 단체 분할 방법을 내놓다
  • 1980년 게일, 터커와 함께 존 폰 노이만 이론상을 받다
  • 1994년 존 내시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을 기념하는 노벨 세미나를 이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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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념이 나오는 큰 생각쌍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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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와 유사도 까마귀와 택시 까마귀는 곧장 날고 택시는 블록을 돌아간다. '얼마나 먼가'에는 답이 하나가 아니고, 어떤 거리를 고르느냐가 통계와 기계 학습의 답을 바꾼다. 매칭과 흐름 짝을 찾는 알고리즘 의대 졸업생과 병원, 신장 기증자와 환자, 철도와 화물. 누구를 누구와 이을지 정하는 수학은 냉전의 철도 지도에서 노벨 경제학상까지 이어진다. 게임과 증명 이기는 쪽이 존재한다 "이 판은 백이 이겼다"는 흑이 어떻게 두든 백에게 답이 있다는 말이다. 체스의 체르멜로 정리, ε–δ, 님의 이진법, 폰 노이만의 최소최대와 쌍대성, 논리의 한계를 재는 게임, 끝나지 않는 게임과 선택공리, 대화로 읽는 증명, 겨루며 배우는 신경망까지. 수학의 참을 두 사람의 게임으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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