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주의 논리(Intuitionistic logic)
'참이다'를 '증명(구성)이 있다'로 읽는 논리. 'A 또는 B'를 주장하려면 어느 쪽인지 댈 수 있어야 해서, 배중률(law of excluded middle) A ∨ ¬A를 일반 원리로 쓰지 않는다. 커리–하워드 대응(Curry–Howard correspondence)으로 프로그램이 곧 증명이 되는 논리가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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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수학자 브라우어는 1908년 논문 「논리 원리의 신뢰할 수 없음」에서, 무한한 대상에 대해 배중률을 쓰는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그에게 수학적 참은 정신이 해낸 구성이었고, '참이다'는 '증명이 있다'였습니다. 그러면 'A 또는 ¬A'는 'A를 증명했거나 A를 반박했다'가 되는데,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에 대해 이것을 주장할 근거는 없습니다. 그의 제자 아런트 헤이팅은 1930년 이 논리를 형식 체계(formal system)로 적었고, 이것이 직관주의 논리입니다. 이 흐름이 형식주의(formalism)·논리주의(logicism)와 부딪친 이야기는 수학 기초론 논쟁(debate on the foundations of mathematics)에 있습니다. 흔한 오해와 달리, 직관주의 논리는 배중률이 거짓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모든 명제에 대해 늘 쓸 수 있는 원리로 받아들이지 않을 뿐이고, 뒤에서 보듯 배중률을 반박하는 것은 이 논리에서도 모순입니다.
'증명이 있다'가 무엇인지는 연결사마다 정해집니다. 헤이팅과 콜모고로프가 1930년대 초에 다듬어 브라우어–헤이팅–콜모고로프(BHK) 해석이라 부르는 설명입니다. A ∧ B의 증명은 A의 증명과 B의 증명의 쌍입니다. A ∨ B의 증명은 A의 증명이나 B의 증명 가운데 하나와, 그것이 어느 쪽인지의 표시입니다. A → B의 증명은 A의 증명을 B의 증명으로 바꾸는 방법입니다. ⊥(거짓)에는 증명이 없고, ¬A는 A → ⊥, 곧 'A의 증명이 오면 모순을 만들어 내는 방법'입니다. '모든 x에 대해 P(x)'의 증명은 x마다 P(x)의 증명을 주는 방법이고, 'P(x)인 x가 있다'의 증명은 그런 x 하나와 P(x)의 증명입니다. '방법'을 '프로그램'으로 바꿔 읽으면 커리–하워드 대응의 표와 한 줄씩 같습니다.
그러면 배중률에 프로그램이 없는 까닭이 보입니다. 모든 튜링 기계(Turing machine) M에 대해 'M은 멈춘다 또는 M은 멈추지 않는다'의 증명이 있다면, 그 증명은 M을 받아 어느 쪽인지를 알려 주는 방법이어야 합니다. 그것은 정지 문제(halting problem)를 푸는 프로그램이고, 그런 프로그램은 없습니다. 이 논증은 1945년 미국 논리학자 스티븐 클리니가 증명을 프로그램으로 해석하는 방법(실현 가능성, realizability)으로 엄밀하게 만들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것이 보여 주는 것은 '모든 M에 대해 한꺼번에' 배중률을 주는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입니다. '7은 소수다'처럼 기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명제에 대해서는 A ∨ ¬A가 직관주의(intuitionism)에서도 증명됩니다. 확인하는 프로그램을 돌리면 되니까요.
배중률 자체는 없어도, 배중률을 반박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프로그램을 못 찾았다'는 것과 '증명이 없다'는 것은 다릅니다. 없다는 것을 보이는 도구가 미국 철학자 솔 크립키의 모형(1965)입니다. 세계는 '그때까지 알아낸 것'을 나타내고, 세계들은 '나중'이라는 순서로 이어져 있습니다. 앞으로 무엇을 알게 될지는 갈릴 수 있으므로, 한 세계 뒤에 여러 세계가 갈라져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한 번 확인된 사실은 뒤의 세계에서도 계속 참입니다. 연결사는 이렇게 읽습니다. A ∨ B는 지금 A나 B 가운데 하나가 확인되어 있어야 합니다. ¬A는 지금과 그 뒤의 어느 세계에서도 A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A → B는 지금과 그 뒤의 모든 세계에서, A가 확인되는 곳이면 B도 확인된다는 뜻입니다. 크립키는 직관주의 명제 논리(propositional logic)로 증명되는 식이 정확히 모든 모형의 모든 세계에서 성립하는 식임을 보였습니다. 그러니 식이 성립하지 않는 세계를 하나만 찾으면, 그 식은 증명할 수 없습니다.
처음 모형에서 A는 w₃에서만 확인됩니다. w₀에서는 A가 아직 없고, w₃에서 A가 나올 수 있으니 ¬A도 주장할 수 없어서 A ∨ ¬A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배중률은 직관주의 논리로 증명할 수 없습니다. w₁에서는 ¬¬A가 성립합니다. w₁과 그 뒤의 w₃ 어디에 서 있든 앞으로 A가 확인되는 w₃에 닿을 수 있으니, ¬A가 성립하는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w₁에서 A는 아직 없으니 ¬¬A → A는 w₁에서, 따라서 w₀에서도 무너집니다. 반면 맨 아래 줄 ¬¬(A ∨ ¬A)는 어떻게 칠해도 모든 세계에서 성립합니다. 위의 프로그램이 있으니 그래야 합니다.
직관주의 논리는 참·거짓 두 값 대신 셋이나 넷의 값을 쓰는 논리가 아닙니다. 괴델은 1932년, 값이 유한 개인 어떤 진리표(truth table)로도 직관주의 명제 논리를 정확히 잡아낼 수 없음을 보였습니다. 대신 위상수학(topology)이 좋은 모형을 줍니다. 명제마다 실수(real number) 직선의 열린 집합(open set)을 대응시키고, ∧는 교집합(intersection), ∨는 합집합(union), ¬U는 여집합(complement)의 내부(여집합 안에 들어 있는 가장 큰 열린 집합)로 읽습니다.
고전 논리는 직관주의 논리 안에 통째로 옮겨 넣을 수 있습니다. 소련 수학자 발레리 글리벤코는 1929년, 명제 논리의 식 A가 고전적으로 증명되는 것과
쓰임도 뚜렷합니다. 미국 수학자 에렛 비숍은 1967년 『구성적 해석학(mathematical analysis)의 기초(basics)』에서 해석학의 상당 부분을 구성적으로 다시 세웠고, 그렇게 얻은 정리의 증명에서는 계산 방법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증명 보조기(proof assistant) Coq(Rocq)와 Agda는 기본 논리가 직관주의이고 배중률은 필요할 때 공리(axiom)로 더합니다. Lean은 선택공리(axiom of choice)에서 배중률을 이끌어 냅니다. 외연성 원리들과 함께라면 선택공리가 배중률을 함축한다는 이 논증은 1975년 루마니아 수학자 라두 디아코네스쿠가 찾은 것입니다.
이어지는 곳. 증명을 프로그램으로 읽는 표와 ¬¬(A ∨ ¬A)의 유도 그림은 커리–하워드 대응에 있습니다. 브라우어가 이 논리로 무엇을 지키려 했는지, 힐베르트가 왜 반대했는지는 수학 기초론 논쟁과 브라우어 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모든 x에 대해 증명을 주는 '방법'을 실제 프로그램으로 쓰려면 의존 타입(dependent type)이 필요하고, 거기서 수학적 귀납법(mathematical induction)은 되부름 함수가 됩니다. 크립키 모형(Kripke model)과 열린 집합 모형은 둘 다 '어디까지 알려졌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참을 다루는 방식이라, 위상수학과 범주론(category theory)으로 이어집니다. 배중률을 모든 경우에 한꺼번에 주는 프로그램이 없다는 사실은 정지 문제의 다른 얼굴입니다. 불 대수와 헤이팅 대수의 차이는 불 대수에서 출발해 비교해 보면 선명합니다. 모든 토포스(topos)의 내부 논리가 직관주의 논리이고, 헤이팅 대수의 '이면'은 '그리고'의 위쪽 짝, 곧 갈루아 연결(Galois connection) 하나로 정의됩니다. 또
이 개념이 나오는 긴 글
이 개념 위에 세워진 것
이 개념을 언급하는 페이지
- 집합
… 이 성질을 일반화한 범주가 토포스입니다. 토포스 안의 논리는 일반적으로 배중률을 가정하지 않는직관주의 논리이고, 배중률은 특별한 토포스(불 토포스)에서만 성립합니다.
- 불 대수
… 그 자체라서 진리표로 늘 참인 식을 모두 기계적으로 가려낼 수 있습니다. '참'을 '증명이 있다'로 읽는직관주의 논리에서는 배중률 A ∨ ¬A가 늘 참이지는 않아서, 불 대수 대신 그보다 약한 헤이팅 대수가 명제들의 구조가 …
- 수학 기초론 논쟁
… 증명할 수 있음을 보여 힐베르트의 계획을 일부 살렸습니다. 직관주의의 '지어 보여야 있다'는 생각은직관주의 논리로 다듬어진 뒤, 증명을 프로그램으로 읽는 커리–하워드 대응을 거쳐 컴퓨터 과학의 전통으로 이어졌고, …
- 타입 이론
… 이 대응이 커리–하워드 대응이고, 여기서 증명은 무엇을 어떻게 만드는지 보여 주는 구성이므로 논리는직관주의 논리가 됩니다. 타입 검사기가 증명 검사기가 되는 까닭에, 오늘날의 증명 보조기는 대부분 타입 이론 위에 …
- 커리–하워드 대응
… 사실만으로는 A의 증명을 만들어 낼 재료가 없기 때문입니다. '애써도 안 된다'를 엄밀하게 보이는 방법은직관주의 논리의 크립키 모형입니다. 이것이 대응에서 나오는 논리가 고전 논리가 아니라 직관주의 논리인 이유입니다. …
- 다형성과 시스템 F
… Y . 커리–하워드 대응으로 보면 시스템 F는 명제 변수에 '모든'을 붙일 수 있는 2차 명제 논리의직관주의판본이고, 위 정의는 'T인 X가 있다'가 '어떤 Y든, 모든 X에 대해 T이면 Y라면, Y이다'와 같다는 …
- 의존 타입
… Σ의 원소는 증인 x와 그 x가 조건을 만족한다는 증명의 쌍이므로, 이 '있다'는 증인을 내놓아야 하는직관주의 논리의 '있다'입니다. 여기에 같음을 뜻하는 타입 a = b (동일성 타입)를 더합니다. 이 타입의 원소를 …
- 수반 함자
… '그리고'와 '이면'의 수반 a\wedge x\le b\iff x\le(a\Rightarrow b) 는직관주의 논리의 대수인 헤이팅 대수를 정의합니다. 올림과 내림은 수 체계에서 정수와 실수 사이를 오가는 가장 흔한 …
- 데카르트 닫힌 범주
… ¬U = (−∞, 0)이고, U ∪ ¬U에는 0 하나가 빠져 전체가 되지 못합니다(위상수학). 이것이직관주의 논리의 대수적 모습입니다. 작은 범주들의 범주 Cat(지수는 함자 범주), 작은 범주에서 집합의 범주로 가는 …
- 선형 논리와 선형 타입
… 함수'입니다. 이 번역에 ∧를 &로, ∨를 {!A} \oplus {!B} 로 옮기는 규칙을 더하면,직관주의 논리에서 증명되는 식은 옮긴 뒤에도 선형 논리에서 증명되고, 증명되지 않는 식은 옮긴 뒤에도 증명되지 …
- 갈루아 연결
… A\vee Y )입니다(불 대수). 여집합을 쓰지 않고 '이면'을 이 성질 하나로 정의한 것이직관주의 논리의 대수인 헤이팅 대수입니다. 갈루아 연결을 한 바퀴 돌면 언제나 닫힘 연산 (closure …
- 층: 국소에서 전체로
… 어긋나는 현상은 극형식과 복소수에서 다시 만나고, 층들이 이루는 세계와 그 안의 논리는 토포스와직관주의 논리로 이어집니다.
- 토포스: 집합을 닮은 우주
… a) = 1 은 여전히 성립합니다. 이 세 진릿값은 불 대수가 아니라 헤이팅 대수이고, 이것이직관주의 논리의 진릿값입니다. 그림에서 'S ∨ ¬S'를 골라 보세요. '오늘 제출함'과 '앞으로도 제출하지 않음'을 …
- 게임의 결정성
… 있습니다. 결정성이 드모르간 법칙의 무한판이라는 점은 불 대수와, 배중률을 게임과 대화로 다시 읽는직관주의 논리로 이어집니다. 결정되지 않는 게임을 만드는 비켜 가기는 대각선 논법과 자기 참조와 대각선의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