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개념 지도
기하(Geometry)

가우스–보네 정리(Gauss–Bonnet theorem)

곡면 위 삼각형의 각의 합이 180°에서 벗어난 양은 그 안의 곡률⁠(curvature)⁠을 모두 더한 값과 같다. 닫힌 곡면 전체의 곡률을 더하면 2π × 오일러 지표⁠(Euler characteristic)⁠가 된다.

α+β+γ−π=∬TK dA,∬SK dA=2π χ(S)\alpha + \beta + \gamma - \pi = \iint_T K\,dA, \qquad \iint_S K\,dA = 2\pi\,\chi(S)
먼저 보면 좋은 개념가우스 곡률구면기하위상수학

평면에서는 삼각형의 세 각을 더하면 언제나 180°입니다. 지구 표면에서는 어떨까요? 북극에서 출발해 경도 0°의 경선을 따라 적도까지 내려가고, 적도를 따라 동쪽으로 경도 90°까지 간 뒤, 그 경선을 따라 북극으로 돌아오는 삼각형을 생각합시다. 세 변은 모두 구 위에서 가장 짧은 길인 대원⁠(great circle)⁠의 호, 곧 측지선⁠(geodesic)⁠입니다. 그런데 세 각이 모두 90°라서 합이 270°입니다. 180°보다 90°가 큽니다.

남는 90°가 어디서 왔는지 셈해 봅시다. 각을 라디안⁠(radian)⁠으로 재면(180°가 π) 90°는 π/2\pi/2입니다. 이 삼각형은 북반구의 4분의 1, 곧 구 전체의 8분의 1이니, 반지름이 R이면 넓이⁠(area)⁠는 4πR2/8=πR2/24\pi R^2 / 8 = \pi R^2/2입니다. 곡면이 한 점에서 얼마나 휘었는지는 가우스 곡률⁠(Gaussian curvature)⁠ K로 잽니다. 그 점에서 가장 많이 휜 방향과 가장 적게 휜 방향의 휨(그 방향의 단면에 가장 잘 맞는 원의 반지름의 역수⁠(inverse)⁠)을 곱한 값입니다. 말안장처럼 두 방향이 서로 반대쪽으로 휘면 한쪽을 음수로 쳐서 K가 음수가 됩니다. 반지름 R인 구는 어느 방향으로나 1/R만큼 휘었으니 어디서나 K=1/R2K = 1/R^2입니다. 곡률에 넓이를 곱하면 1R2×πR22=π2\tfrac{1}{R^2} \times \tfrac{\pi R^2}{2} = \tfrac{\pi}{2}로, 남는 각과 똑같습니다. R²이 약분되니 구가 크든 작든 같은 답입니다.

이것이 가우스–보네 정리의 첫째 모습입니다. 곡면 위에 측지선 세 개로 둘러싼 삼각형 T가 있고, 그 세 각이 α, β, γ(알파, 베타, 감마)이면 다음이 성립합니다.

α+β+γ−π=∬TK dA\alpha + \beta + \gamma - \pi = \iint_T K\,dA

오른쪽의 ∬TK dA\iint_T K\,dA는 삼각형을 아주 작은 조각으로 나누어, 조각마다 그 자리의 곡률에 조각의 넓이를 곱해 모두 더한 값입니다. 곧 곡률을 삼각형 위에서 적분⁠(integral)⁠한 값이고, 곡률이 일정하면 그냥 곡률 × 넓이입니다. 말안장처럼 곡률이 음수인 곡면에서는 오른쪽이 음수라 각의 합이 180°보다 작습니다. 곡률이 어디서나 −1인 쌍곡기하⁠(hyperbolic geometry)⁠에서는 180°에서 모자라는 각이 곧 삼각형의 넓이입니다.

흔히 휘어 보이는 곡면이면 각의 합도 180°에서 벗어나리라고 생각하지만, 기준은 겉모양이 아니라 K입니다. 종이를 말아 만든 원기둥은 휘어 보여도 K = 0입니다(한 방향의 휨이 0이라 곱이 0). 원기둥 위에 그린 측지선 삼각형은 종이를 다시 펴면 평면 삼각형이 되므로 각의 합은 정확히 180°입니다. 거꾸로 지구 위의 작은 삼각형은 거의 180°입니다. 지구를 반지름 6,371 km인 구로 보면, 넓이가 1,000 km²인 삼각형의 초과분은 1000/63712≈0.00002461000/6371^2 \approx 0.0000246 라디안으로 5초(1°의 3600분의 1이 1초)쯤입니다. 좁은 땅에서 잰 삼각형이 평면 삼각형처럼 보이는 까닭입니다.

이제 가장자리가 없는 닫힌 곡면 전체를 봅시다. 모서리가 뾰족한 정육면체로 먼저 셈해 보면 규칙이 잘 보입니다. 정육면체의 면과 모서리 근처는 펴면 평평하고, 휘어짐은 모두 꼭짓점⁠(vertex)⁠에 몰려 있습니다. 한 꼭짓점에는 정사각형 셋이 모여 각이 90° × 3 = 270°뿐이라, 평면에서 한 점을 둘러싸는 360°에 90°가 모자랍니다. 이 모자란 각(각 결손⁠, angular defect⁠)이 그 꼭짓점에 몰린 곡률입니다. 꼭짓점이 8개이니 모두 더하면 90° × 8 = 720°, 라디안으로 4π4\pi입니다. 정사면체에서는 꼭짓점마다 60° × 3 = 180°가 모여 180°씩 모자라고, 꼭짓점이 4개이니 합은 역시 720°입니다.

매끄러운 구에서도 같은 값이 나옵니다. 곡률 1/R21/R^2에 겉넓이 4πR24\pi R^2을 곱하면 4π4\pi입니다. 구를 주물러 달걀이나 감자 모양으로 만들면 곳곳의 곡률은 바뀌지만, 곡률을 겉면 전체에서 모두 더한 값은 여전히 4π4\pi입니다. 한쪽이 더 뾰족해지면 다른 쪽이 그만큼 평평해지는 셈입니다.

이 합을 정하는 것은 모양이 아니라 위상수학⁠(topology)⁠의 수인 오일러 지표입니다. 곡면을 꼭짓점 V개, 모서리 E개, 면 F개로 나누었을 때 χ=V−E+F\chi = V - E + F(χ는 '카이')이고, 곡면을 어떻게 나누든 같은 값이 나옵니다. 정육면체는 8 − 12 + 6 = 2입니다. 가우스–보네 정리의 둘째 모습은, 닫힌 곡면 S에서 곡률의 합이 오일러 지표의 2π배라는 것입니다.

∬SK dA=2π χ(S)\iint_S K\,dA = 2\pi\,\chi(S)

구는 χ = 2라 2π×2=4π2\pi \times 2 = 4\pi로, 위에서 센 값과 맞습니다. 도넛 모양(원환면⁠, torus⁠)은 χ = 0입니다. 바깥쪽은 구처럼 휘어 곡률이 양수이고 구멍 쪽은 말안장처럼 휘어 음수인데, 둘이 정확히 상쇄되어 합이 0입니다. 구멍이 g개인 곡면은 χ=2−2g\chi = 2 - 2g이니 곡률의 합은 2π(2−2g)2\pi(2 - 2g)입니다.

둘째 모습은 첫째 모습에서 셈 한 번으로 나옵니다. 곡면을 측지선 삼각형 F개로 빈틈없이 덮고, 모서리가 E개, 꼭짓점이 V개라 합시다. 삼각형마다 첫째 모습을 쓰고 모두 더하면, 왼쪽은 모든 각의 합에서 πF\pi F를 뺀 값이고 오른쪽은 곡면 전체의 곡률 합입니다. 한 꼭짓점을 둘러싼 각들의 합은 2π2\pi이니 모든 각의 합은 2πV2\pi V입니다. 삼각형마다 모서리가 셋이고 모서리마다 삼각형 둘이 만나니 3F=2E3F = 2E, 곧 F=2E−2FF = 2E - 2F입니다. 그러면 왼쪽은 2πV−πF=2πV−2πE+2πF=2π(V−E+F)2\pi V - \pi F = 2\pi V - 2\pi E + 2\pi F = 2\pi(V - E + F)입니다. 점마다의 곡률이라는 국소적인 정보를 모두 모으면, 곡면 전체의 모양을 나타내는 수가 나오는 것입니다(국소에서 전체로).

첫째 모습, 곧 측지선 삼각형의 각과 곡률의 관계는 가우스가 1827년 곡면에 관한 논문에서 '빼어난 정리⁠(Theorema Egregium)⁠'와 함께 내놓았습니다. 뒤에 프랑스의 수학자 피에르 오시앙 보네가 경계가 측지선이 아닌 영역까지 넓혔습니다. 이때는 경계가 곡면 위에서 얼마나 굽는지(측지 곡률⁠, geodesic curvature⁠)도 셈에 들어갑니다. 곡률은 곡면 밖으로 나가지 않고 곡면 위에서 길이만 재어도 알 수 있는 양이니, 곡면 위에 사는 개미도 곡률을 재어 모두 더하면 자기가 공 위에 사는지 도넛 위에 사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곳. 곡률 K의 정의와 빼어난 정리는 가우스 곡률에, 구면 삼각형의 넓이를 적분 없이 구하는 지라르 정리⁠(Girard's theorem)⁠는 구면기하⁠(spherical geometry)⁠에, 각의 합이 180°보다 작은 기하⁠(geometry)⁠는 쌍곡기하와 푸앵카레 원판⁠(Poincaré disk)⁠에 있습니다. 오일러 지표와 V−E+FV - E + F는 위상수학에서, 곡면 위의 곧은길은 측지선에서 이어집니다. 삼각형 각의 합이 180°라는 성질이 평행선 공준⁠(parallel postulate)⁠과 얽힌 역사, 구면 위의 삼각형과 휘어진 공간의 이야기는 「평행선의 반란」 6절과 8절이, 오일러의 V−E+F=2V - E + F = 2가 곡면을 가르는 수로 자라는 이야기는 「일곱 다리의 도시」 9절이 따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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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클리드 기하 평행선의 반란 유클리드의 다섯 번째 공준은 2,000년 동안 증명되지 않았다. 증명을 포기한 사람들이 찾은 것은 새로운 우주였다. 그래프 이론 일곱 다리의 도시 쾨니히스베르크의 일곱 다리를 한 번씩만 건너 산책할 수 있을까? 오일러는 지도를 지우고 점과 선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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