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화된 범주: 거리를 범주로(Enriched category)
두 대상 사이의 화살표들이 집합(set) 대신 다른 모노이드(monoid) 범주(category)의 대상(수, 참·거짓, 벡터 공간(vector space))을 이루는 범주. 화살표 모음을 '거리' 하나로 바꾸면 합성은 삼각부등식(triangle inequality), 항등 화살표(identity arrow)는 d(a, a) = 0이 되어 거리 공간(대칭을 요구하지 않는 로베어 거리 공간(Lawvere metric space))이 범주가 되고, 최단 경로(shortest path)는 (min, +) 행렬(matrix) 곱의 거듭제곱이다.
마을 A에서 B까지 길이 2km, B에서 C까지 2km라면 A에서 C까지는 많아야 4km입니다. B를 거쳐 가면 되니까요.
이것을 정확히 하는 틀이 풍부화된 범주(enriched category)입니다. 모노이드 범주 V를 하나 정하고, 대상 a, b마다 '화살표 모음'
- V = 집합과 곱집합. 보통의 범주입니다.
- V = {거짓, 참}과 '그리고'. 화살표 모음이 'a ≤ b인가'라는 참·거짓 하나이고, 합성은 'a ≤ b이고 b ≤ c이면 a ≤ c'라는 추이성(transitivity), 항등은 a ≤ a입니다. 곧 순서(준순서, preorder)입니다.
- V = 음이 아닌 실수(real number)와 ∞, 순서는 ≥, ⊗는 덧셈, 단위는 0. 화살표 모음이 수 d(a, b)이고, V의 화살표가 부등식 ≥이므로 합성은
, 항등은 입니다. 이것이 로베어 거리 공간입니다. - V = 벡터 공간과 텐서곱(tensor product). 화살표 모음이 벡터 공간이고 합성이 쌍선형인 범주(선형 범주)입니다. 대상이 자연수(natural number)이고 화살표가 행렬인 범주가 그 예입니다.
결합법칙과 단위 법칙은 거리의 경우 따로 확인할 것이 없습니다. V의 두 대상 사이에 화살표가 많아야 하나(부등식은 성립하거나 안 하거나)라서 그림은 저절로 가환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로베어의 정의가 보통의 거리보다 느슨하다는 점입니다. 대칭
거리를 표로 적으면 계산이 행렬처럼 됩니다. 아래 다섯 마을의 도로 지도에서, 도로 하나로 바로 가는 거리를 표 W로 적습니다(도로가 없으면 ∞, 자기 자신은 0). 두 표 A, B의 '곱'을
로 정하면,
마을이 n개면 도로를 n − 1개보다 많이 쓰는 가장 짧은 길은 필요 없으므로(길이가 음수인 도로가 없는 한),
V를 바꾸면 '길을 잇는 방법'이 바뀝니다. 그림의 선택지를 'max'로 바꿔 보세요. ⊗를 덧셈 대신 최댓값으로 두면 합성 조건은
풍부화해도 범주론(category theory)의 도구는 그대로 일합니다. 풍부화된 함자(functor)는
증명은 보통의 요네다와 같은 한 수입니다. z = x를 넣으면 오른쪽이 d(x, y) 이상이고, 삼각부등식
확률(probability)로도 옮길 수 있습니다. 확률은 곱해지므로 V를 ([0, 1], ≤, ×)로 잡으면 '가장 믿을 만한 길'을 찾는 (max, ×) 계산이 되고, 음의 로그 −log p를 씌우면 곱이 합이 되어 다시 (min, +)로 돌아옵니다. 은닉 마르코프 모델(hidden Markov model)에서 가장 그럴듯한 상태열을 찾는 비터비 알고리즘(Viterbi algorithm)이 이렇게 −log 확률 위의 최단 경로입니다. 풍부화된 범주의 일반 이론은 1965년 학회에서 발표된 에일렌베르크와 맥스 켈리의 논문 「닫힌 범주」(1966년 출판)에서 시작되었고, 켈리의 1982년 책 『풍부화된 범주론의 기본 개념』이 표준 교과서가 되었습니다. 로베어의 1973년 논문은 2002년 저자의 해설을 붙여 다시 출판되었습니다.
이어지는 곳. 화살표 모음이 놓일 곳 V의 구조는 모노이드 범주에서, 합성과 항등의 두 조건은 범주론에서 왔고, 거리의 세 공리(axiom) 가운데 로베어가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렸는지는 거리 페이지와 견주어 보면 분명해집니다. 거리표의 (min, +) 곱은 행렬의 곱의 열대판이고, 그 거듭제곱이 최단 경로를 주는 동적 계획법입니다. 덧셈 대신 최댓값으로 잇는 초거리는 최소 신장 트리와, 두 공간을 곱으로 묶으면 좌표 거리의 최댓값(
이 개념이 나오는 긴 글
이 개념을 언급하는 페이지
- 행렬의 곱
… 거리표 D가 D\odot D = D 를 만족한다는 것이 곧 삼각부등식이고, 이것이 거리 공간을 범주로 읽는풍부화된 범주의 출발점입니다. n×n 행렬 둘을 정의대로 곱하면 수의 곱셈이 n^3 번 듭니다. 결과의 n^2 개 …
- 최단 경로
… + d(j, k) 입니다. 삼각부등식을 화살표의 합성으로, d(i, i) = 0 을 항등 화살표로 읽는풍부화된 범주의 눈으로 보면, 최단 거리표는 도로망이 자유롭게 생성하는 '거리의 범주'입니다. 이어지는 곳. 그래프 …
- 거리 함수
… 됨을 보였고, 대칭과 '거리가 0이면 같은 점'을 버린 이 느슨한 거리(일방통행 길에서 걸리는 시간처럼)가풍부화된 범주의 가장 손에 잡히는 예입니다. 거리가 있으면 '가까워진다'를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열 x_n 이 …
- 맨해튼 거리
… 되는 곱, 곧 텐서곱이 됩니다. 여기서 화살표는 거리를 늘리지 않는 사상입니다. 이 차이는풍부화된 범주의 틀에서 드러납니다.
- 체비쇼프 거리
… 범주에서, 보편 성질로 정해지는 두 공간의 곱에 붙는 거리가 좌표 거리의 최댓값, 곧 체비쇼프 거리입니다(풍부화된 범주).
- Lp 노름
… 곱에 붙는 거리는 \ell^\infty , 커링을 허락하는 텐서곱에 붙는 거리는 \ell^1 입니다(풍부화된 범주). 민코프스키는 19세기 말 수의 기하학을 연구하며 이런 거리들을 다루었습니다. 수의 기하학은 좌표가 …
- 은닉 마르코프 모델
… 걸음씩 나아가는 계산은 거리표끼리 곱셈 대신 덧셈을, 덧셈 대신 최솟값을 쓰는 (min, +) 곱입니다(풍부화된 범주). 실제 프로그램도 아주 작은 수가 이어 곱해져 0이 되지 않도록 로그로 계산합니다. 최대(max) 대신 …
- 동적 계획법
… 거리표가 이 곱을 해도 더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 곧 삼각부등식입니다. 삼각부등식을 화살표의 합성으로 읽는풍부화된 범주에서 보면, 이 동적 계획법은 도로 지도가 자유롭게 생성하는 '거리의 범주'를 계산하는 일입니다.
- 최소 신장 트리
… 되어 단일 연결 군집의 나무 그림을 그대로 줍니다. 길을 이을 때 길이를 더하는 대신 최댓값을 취하는풍부화된 범주가 바로 이 거리입니다. 모든 점을 한 번씩 들르고 돌아오는 가장 짧은 순회를 찾는 외판원 문제는 …
- 범주론
… 수반인 갈루아 연결, 나란히 놓기 ⊗를 더한 모노이드 범주, 화살표 모음을 거리나 참·거짓으로 바꾼풍부화된 범주, 국소 자료를 붙이는 층과 층들의 세계인 토포스가 있습니다. 이 어휘가 최대공약수, 쌍대 공간, …
- 요네다 보조정리
… d(x, y) = \sup_z \max(d(z, y) - d(z, x), 0) 이라는 등식이 되고(풍부화된 범주), 순서에서는 '아래에 있는 것들이 모두 같으면 같다'는 논법으로 갈루아 연결의 계산에 쓰입니다. …
- 모노이드 범주와 끈 그림
… 텐서곱의 원소가 몇 개의 짝의 합인지는 특잇값 분해가 알려 주고, 거리에 덧셈이라는 ⊗를 쓰면풍부화된 범주가 됩니다. 모든 구조의 출발점인 함자와 자연 변환은 범주론의 기본 어휘입니다.
- 반환
… 최단 경로의 여러 알고리즘을 한 틀로 묶습니다. 거리 공간을 범주로 보는 로베어의 이야기는풍부화된 범주에 있습니다. 거리를 '더해서 잇고 가장 짧은 것을 고르는' 이 페이지의 (min, +)와 같은 구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