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개념 지도
인물

세키 다카카즈(Seki Takakazu)

에도 시대 일본에서 중국 송·원의 산학서를 바탕으로 '와산'을 크게 일으키고, 1683년 연립방정식에서 미지수를 없애는 계산 속에 오늘날의 행렬식⁠(determinant)⁠을 적었으며, 거듭제곱의 합에 나오는 베르누이 수⁠(Bernoulli numbers)⁠를 따로 찾은 수학자.

∣abcd∣=ad−bc\begin{vmatrix} a & b \\ c & d \end{vmatrix} = ad - bc

세키 다카카즈는 1642년 무렵 태어나(해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무사 집안인 세키 가문의 양자가 되었습니다. 그가 산 에도 시대의 일본은 유럽과의 교류를 나가사키의 좁은 창구로만 허락했고, 수학은 서양이 아니라 중국에서 왔습니다. 일본의 수학자들은 송나라와 원나라 때의 산학서, 특히 원나라 주세걸이 1299년 펴낸 『산학계몽』과 남송 양휘의 산법서를 바탕으로 '와산'이라 불리는 독자적인 수학을 키웠습니다. 『산학계몽』은 정작 중국에서는 자취를 감추었지만 조선에서는 산원(나라의 셈을 맡은 관리)의 교재로 계속 읽힌 책이기도 합니다(조선의 산학). 같은 책에서 출발한 조선의 홍정하가 세키와 거의 같은 시대에 고차방정식을 풀고 있었습니다.

굵은 막대가 이 사람의 생애이고, 흰검은 점은 페이지 끝 연표에 적은 일들입니다. 가는 막대는 같은 시대를 산 이 위키의 인물들입니다. 나이를 끌어 보세요.

나이 세 ·

세키는 직업 수학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고후(오늘날 야마나시현) 영주 집안의 회계를 살피는 무사였고, 1704년 그 영주가 쇼군의 후계자가 되자 막부의 무사가 되었습니다. 그가 생전에 펴낸 책은 1674년의 『발미산법』 하나뿐입니다. 앞서 나온 문제집이 남긴 15문제를 푼 책인데, 문제마다 마지막 방정식만 적고 거기에 이르는 과정을 생략해서 읽는 이들이 따라가기 어려웠습니다. 그 과정을 풀어 쓴 해설은 제자 다케베 가타히로가 냈습니다.

셈판에서 종이로. 『산학계몽』의 천원술⁠(tianyuan method)⁠은 셈판 위에서 미지수 하나짜리 다항식⁠(polynomial)⁠을 다루는 대수였습니다. 구하려는 양 하나를 정하고, 그 거듭제곱의 계수를 셈판의 칸에 늘어놓습니다. 미지수가 여럿인 문제는 다루기 어려웠습니다. 세키는 계수를 산가지⁠(counting rods)⁠ 대신 종이에 글자로 적고, 미지수를 나타내는 글자를 세로줄 옆에 붙여 쓰는 표기를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미지수가 여럿인 식들을 종이 위에서 다루고, 그 가운데 미지수를 하나씩 없애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행렬식. 미지수를 없애는 일에서 행렬식이 나왔습니다. 가장 작은 경우를 봅시다. 두 식 ax + b = 0과 cx + d = 0이 같은 x에서 함께 성립하려면, 앞의 식에서 x = −b/a, 뒤의 식에서 x = −d/c가 같아야 하니 ad − bc = 0이어야 합니다. 이렇게 x를 없애고 남는 조건이 위의 식, 곧 2 × 2 행렬식입니다. 세키는 1683년의 『해복제지법』에서 식이 셋, 넷, 다섯일 때 계수들을 엇갈려 곱하고 부호를 붙여 더하는 규칙을 적었습니다. 다만 5 × 5에 대한 그의 규칙은 언제나 0이 나오는 잘못된 것이었고, 올바른 일반 규칙은 뒤에 제자들과 엮은 책에서 나왔습니다. 유럽에서는 1693년 라이프니츠가 편지에서 같은 생각에 따로 이르렀습니다(행렬식, 연립일차방정식⁠(system of linear equations)⁠).

거듭제곱의 합. 1 + 2 + ⋯ + n = n(n + 1)/2이고, 1² + 2² + ⋯ + n² = n(n + 1)(2n + 1)/6입니다(n = 3이면 1 + 4 + 9 = 14 = 3 × 4 × 7 ÷ 6). 세제곱, 네제곱의 합에도 이런 공식이 있는데, 세키는 이 공식들의 계수에 되풀이해 나타나는 수들을 찾아 표로 만들었습니다. 오늘날 베르누이 수라 부르는 수들입니다. 이 표는 그가 죽은 뒤 1712년 제자들이 펴낸 『괄요산법』에 실렸고, 스위스의 야코프 베르누이가 같은 수를 실은 『추측술』도 그가 죽은 뒤인 1713년에 나왔습니다. 세키는 원주율⁠(pi)⁠도 소수⁠(prime number)⁠ 10자리까지 맞게 구했는데, 다각형으로 얻은 근삿값들의 차이를 이용해 수렴⁠(convergence)⁠을 앞당기는 계산을 썼습니다. 20세기에 뉴질랜드 출신의 수학자 에이트킨이 다시 발견해 그의 이름으로 불리는 기법입니다.

그의 제자들은 '세키류'라는 유파를 이루었습니다. 다케베 가타히로는 1722년 『철술산경』에서 원의 호의 길이를 구하는 무한급수⁠(infinite series)⁠를 내놓았고, 와산은 신사와 절에 기하⁠(geometry)⁠ 문제를 그려 바치는 산가쿠라는 풍습과 함께 에도 시대 내내 퍼졌습니다. 1872년 메이지 정부가 학교에서 서양 수학을 가르치기로 하면서 와산은 물러났지만, 일본에서는 지금도 그를 '산성(算聖)'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이어지는 곳. 행렬식이 언제 연립방정식의 해가 하나뿐인지를 알려 주는 이야기는 「잃어버린 소행성」에, 세키와 라이프니츠의 계산판이 케일리에 이르러 하나의 수처럼 다루는 행렬⁠(matrix)⁠이 된 이야기는 「곱셈은 회전⁠(rotation)⁠이다」에, 다케베의 급수⁠(series)⁠는 「한 점에서 전부를」에 있습니다. 같은 중국 산학서에서 갈라져 나온 조선의 전통은 조선의 산학에서 볼 수 있습니다.

연표.

  • 1642년 태어나다(해는 확실하지 않다). 무사 집안인 세키 가문의 양자가 되다
  • 1674년 『발미산법』을 펴내, 앞서 나온 책이 남긴 15문제를 풀다
  • 1683년 『해복제지법』에서 연립방정식의 소거를 행렬식으로 적다
  • 1704년 모시던 고후의 영주가 쇼군의 후계자가 되면서 막부의 무사가 되다
  • 1708년 에도에서 세상을 떠나다
  • 1712년 제자들이 엮은 『괄요산법』이 나와, 베르누이 수의 표가 실리다
  • 1722년 제자 다케베 가타히로가 『철술산경』에서 원의 호를 구하는 무한급수를 내놓다

이 인물이 나오는 긴 글

미분에서 회전까지 · 3편 · 테일러 급수 한 점에서 전부를 한 점에서의 값과 기울기, 휘는 정도만으로 함수 전체를 다시 그릴 수 있을까? 미분에서 회전까지 · 5편 · 복소수와 행렬 곱셈은 회전이다 복소수를 곱하는 일과 행렬로 평면을 돌리는 일은 같은 일이다. 최소제곱과 선형대수 잃어버린 소행성 1801년, 발견 몇 주 만에 태양 뒤로 사라진 세레스. 스물네 살의 가우스는 흩어진 관측값에서 궤도를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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